창원시 산하기관장들 석연찮은 직무정지·사표…시 속내는?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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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산업진흥원장 최근 사직서 제출
“재판 증인 신청, 양심 지키려 사직”
레포츠파크 이사장도 감사 뒤 직무정지
직무대행도 감사 도중 돌연 사직서 제출


경남 창원시청 청사 전경. 부산일보DB 경남 창원시청 청사 전경. 부산일보DB

경남 창원시청과 일부 산하기관의 마찰이 반복돼 안팎으로 시끄럽다. 홍남표 창원시장 등과 갈등을 겪으며 사직서를 낸 기관장이 ‘진실공방’을 벌이는가 하면, 또다른 기관에서는 이사장에 이어 상임이사까지 감사 이후 공석이 되면서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22일 창원시 등에 따르면 장동화 전 창원산업진흥원장이 최근 기관의 ‘독립성 훼손’을 거론하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특정 연구개발사업의 공모지침서 변경과 진흥원 내 자체 감사부서 신설 등에 갈등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임기 8개월 만이다.

그러나 시는 장 전 원장의 사퇴는 ‘본인 개인적인 것에 기인’했다는 내용으로 반박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2023년 정부 공모를 통해 수주한 사업이 당해 회계연도 내 과제 선정·예산 집행이 이뤄져야 하지만 해를 넘겼기에 수정·공고 조치했다는 해명이다.

또 자체 감사부서는 진흥원뿐만 아니라 모든 산하 공공기관에 설치·운영하도록 시장이 지시, 올 1월 진흥원에 감사부서(윤리경영팀)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장 전 원장은 “진실이 무엇인지 밝히고자 한다”며 입장문을 내고, 홍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 제출한 사실확인서에 대해 입을 뗐다.

그는 “창원시장의 변호사가 지난해 11·12월 두 차례에 걸쳐 본인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양심을 지키고자 요청에 응하지 않던 중 상대 변호사가 사실확인서를 요구해 정식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기 위해 (사실확인서를)제출하게 됐다”는 경위를 알렸다.

즉, 자신이 증인으로 출석해 알고 있는 사실을 법정에서 증언하면 홍 시장에게 불리할 수 있어, 산하 기관장으로서 신분적인 괴리가 생겨 사직서를 먼저 낸 뒤 사실확인서 제출했다는 것.

장 전 원장은 “이런 음해성 보도자료로 저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하는 창원시의 행태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시가 공개적인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저는 증거를 중심으로 사실을 입증시킨 후 또 다른 대응도 진행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창원레포츠파크 수장도 공석이다. 지난 18일 이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홍명표 상임이사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언론엔 “개인적 사유”라고 밝혔으나, 석연찮은 정황이 있다.

창원레포츠파크 노동조합은 지난 16일 시 감사관실에서 특정감사를 벌여 직원들 컴퓨터 자료를 복사해 갔는데, 이날 홍 상임이사 사직 처리와 함께 감사 자체도 종결됐다고 꼬집으며 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이보다 앞서 이호국 창원레포츠파크 이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직무가 정지된 상태로, 감사관실은 이해충돌발지법과 지방공기업법을 위반했다며 이같은 처분을 내렸다.

창원시의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진형익 의원은 최근 5분 발언을 통해 “홍남표 시장은 인사 실패에 대해 반성하고 사업 개입, 표적감사 의혹에 대해 직접 시민 앞에서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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