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 부산상의 회장 선거 출마 공식화
23일 부산상공회의소서 기자회견… 5대 공약 등 발표
장인화 회장과 2파전 되면서 의원 선거도 치열해질 전망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이 제25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상의회장 선거 완주를 선언했다. 회장 선거 투표가 처음 치러졌던 24대에 이어 25대 역시 회장 선거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23일 오전 9시 30분 부산상공회의소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 회장은 “부산을 대한민국 1등 항구도시가 아닌 세계 1등 경제 도시로 만들겠다”며 부산상의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기자회견에서 양 회장은 △대기업 부산 유치 △부산 상공인 화합 △권익 보호·지역경제 대변 △부산 발전·지역사회 공헌 △지속 가능한 상공회의소 등 5대 공약을 발표했다. 양 회장은 “부산을 떠났던 인재들이 부산으로 다시 돌아오고 부산이 전 세계에서 기업 하기 좋은 도시로 바뀌는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며 “‘된다 된다 잘 된다 더 잘 된다’는 초긍정적 행복 에너지와 함께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출마를 선언한다”고 말했다. 양 회장은 이어 2035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재도전,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한국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에어부산 분리매각 등 지역 현안의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 부산시 등 관계 기관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12년 전부터 상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부산 경제 발전에 헌신했다는 양 회장은 “출마는 개인의 소신이자 철학인 만큼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앞서 부산 상공계를 위해 애쓴 전임 회장들의 덕담에 힘을 얻었고, 그들을 보며 나 또한 언젠가는 상의 회장으로서 지역에 봉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양 회장은 또 공약 발표와 함께 “중도 낙마는 절대 없다”며 끝까지 상의 회장 선거를 완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상의 회장 선출 절차는 상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원 선거’를 거쳐 120명의 의원을 선출한 뒤, 이들이 회장을 선출하는 간접선거 방식을 따른다. 그동안 의원 선거는 무투표 당선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회장 선거’도 협의를 통해 추대 형식으로 치러졌다. 의원 선거에서 차기 회장이 사실상 판가름돼왔다. 하지만 24대 때 처음으로 의원 선거가 투표로 진행된 데 이어 회장 선거도 투표를 통해 승자가 가려지면서 지역 상공계 분열이 심화됐다.
이번에도 회장 선출이 추대가 아닌 경선으로 치러질 경우 상공계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양 회장은 “장인화 현 상의 회장과 누구보다 좋은 관계다. 장 회장이 당선된다면 나는 당연히 백의종군할 것이며, 내가 당선되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장 회장을 포용할 것”이라며 “분열된 상공계의 화합을 끌어내는 게 상의회장의 책임”이라고 못 박았다.
이에 양 회장은 상의회장 ‘단임제 카드’를 내놨다. 24대 출범 이후 쪼개진 상공계를 화합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양 회장은 “연임을 하면 진행 중인 사업에 연속성이 생길 거라고 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발전하는 모습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부산상의에 새 전통을 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이와함께 부산상의 발전과 관련한 공개 토론도 제안했다. 양 회장은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것은 적성에 맞지 않다. 누가 부산상의 회장에 적합한지 떳떳하게 토론을 통해 가려보자”고 밝혔다.
이처럼 부산상의 회장 선거가 장 회장과 양 회장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되면서 부산상의 회장 선출권을 가진 의원 선거를 둘러싸고 과반을 확보하기 위한 양측의 각축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대에 이어 25대 의원들도 부산상의 전체 회원사 투표를 통해 120명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24대 기준 부산상의 소속 회원사들이 가진 투표 수는 총 1만 500표 정도다. 보통 2월 말에서 3월 초 진행되는 선거인명부 열람기간 전에 체납된 회비나 추가회비를 납부하면 투표권을 획득할 수 있다. 25대 의원 선거 돌입 전 얼마나 많은 투표 수가 모일지도 관심사다.
한편 부산상의는 다음 달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 뒤 다음 달 말부터 오는 3월 초까지 제25대 상의 의원 후보 등록과 선거인명부 열람을 거쳐 3월 10일 전후로 제25대 의원 선거를 치를 계획이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