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극강 한파에 덮친 거센 바람… 부울경이 시렸다
최고기온 영상 1도 불과한 맹추위
곳곳 초속 15m 이상 강풍도 겹쳐
간판 이탈·정전·결항 등 피해 속출
충남선 재래시장 대형화재도 발생
영하권 한파가 계속되는 부울경을 비롯해 전국에서 한파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북쪽 찬 공기가 한반도로 밀려드는 고기압 ‘블로킹’ 현상으로 시작된 한파는 전국을 꽁꽁 얼렸다. 특히 부산에서는 한파에 더해 강풍까지 더해지면서 체감온도가 더 낮아 시민들의 일상 생활에도 상당한 제약이 되는 분위기였다.
기상청은 23일 낮 12시를 기준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 산청·통영·거제·남해 지역에 강풍주의보를 내렸다. 기상청은 “오는 25일까지 부울경에 바람이 순간풍속이 55km/h 이상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다”며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가 필요하다”고 예보했다.
이날 부산은 최저기온은 영하 7도, 최고기온도 영상 1도에 불과했을 정도로 하루 종일 맹추위에 시달렸다. 특히 강풍까지 더해지며 체감온도는 한낮에도 영하 6도로 추운 날씨를 보였다. 추운 날씨 탓에 평소 젊은 인구로 붐비는 부산진구 서면, 전포동 일대가 한산할 정도였다. 시민들은 장갑에 목도리, 방한화, 패딩 모자까지 중무장하고 지나가기 바빴다. 평소 점심 시간대 손님들로 북적이던 식당 등에도 빈 자리가 눈에 띄기도 했다.
강풍으로 피해를 입은 곳도 많았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3일 오후 5시 기준 강풍 관련 신고 6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22일 오전에는 동래구 명륜동에서 간판 추락 위험 신고가 있었고, 동구 수정동에서는 시장 천막 날림 신고가 들어왔다. 오후에는 중구 중앙동에서 바람에 날린 슬레이트 조각이 나무에 걸리고, 부산진구 당감동에서는 간판 이탈 위험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으로 인해 제주도 이착륙이 어려워지면서 결항도 잇따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3일 오후 2시 기준 김해발 제주행 17편, 제주발 김해 도착 13편 등 총 30편이 결항됐다.
한파 속 정전으로 불편을 겪는 일도 있었다. 지난 22일 오후 9시 2분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한 상가 5층 건물 자체 수전 설비에 문제가 발생해 정전이 일어났다. 이에 한전 변전실에서 선로를 차단하면서 일대 상가와 아파트 등 599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강추위 속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고, 전기 공급은 52분 후인 지난 22일 오후 9시 54분에 재개됐다.
부산시는 23일 취약계층 한파 피해 예방을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오후 부산시청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16개 구군, 소방, 경찰 등 관계기관 합동 대책회의가 열렸다. 오는 25일까지 부산 내 한파쉼터 1073곳에 대해 구군 합동 전수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국적으로는 강풍에 화재 피해가 확산했다. 22일 오후 11시 8분께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수산물동에서 큰불이 났다. 292개 점포 가운데 수산물동과 식당동, 일반동 내 점포 227개가 모두 소실됐다. 서천소방당국은 서로 이어져 있는 점포 구조와 강풍 탓에 화재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화재 현장을 찾아 특별재난지역 선포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추위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3일 부산 최저기온 영하 7도, 울산 영하 7도, 경남 영하 11도~영하 5도로 23일과 비슷하겠다고 예보했다. 오는 25일도 부산 최저기온 영하 6도 등 한파가 계속되고 주말인 27일께부터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