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K조선업 '효자' 급부상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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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발주 15척 모두 한국 수주
LNG운반선 이어 전략선종 부상
2035년까지 200척 이상 필요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174,000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인도한 174,000 입방미터(㎥)급 LNG운반선. 연합뉴스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이 한국 조선업의 ‘효자’ 선종으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24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15척 전부를 HD한국조선해양(11척), 삼성중공업(2척), 한화오션(2척) 등 국내 업체가 수주했다.

암모니아 운반선 발주가 시작된 지난해에는 모두 21척의 계약이 체결됐고, 이 가운데 15척을 국내 업체가 따냈는데 발주 속도가 빨라짐과 동시에 한국 업체들의 점유율도 급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나머지 6척은 중국 업체가 수주했다.

암모니아는 석유 또는 LNG(액화천연가스) 등 탄화수소를 대체할 에너지 운반체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80% 이상인 LNG 운반선에 이어 한국 조선업의 새로운 수익창출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암모니아는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연료다. 여기에다 또 다른 친환경 연료인 수소의 저장·운송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수소 운송 수요 증가에 대비할 효율적 방안으로 암모니아 운반선을 주목하는 이유다.

수소를 액화해 운반하려면 낮은 온도와 압력을 유지해야 하지만 암모니아는 실온에서 쉽게 액화한다. 이로 인해 질소와 수소가 결합한 형태인 암모니아를 운반해 수소를 추출하는 게 경제적인 수소 저장·운송 방법으로 평가된다.

특히 수소는 주요 공급지(호주·북아프리카·중동)와 수요지(동북아·유럽)가 불일치해 대륙 간 이동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선 2035년까지 최대 200척 이상의 암모니아 운반선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화 김동관 부회장이 최근 2024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세계 최초 탈화석연료 선박’ 세션에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을 업계에서 처음으로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가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은 글로벌 탈탄소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100% 암모니아만으로 가동하는 가스터빈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선박의 내연기관은 암모니아, 메탄올과 같은 친환경 연료를 사용해도 안정적인 연소를 위해 5~15% 비율로 선박유를 써야 하는 한계가 있다. 한화가 개발에 성공한다면 이를 극복하는 셈이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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