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덮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세 심상찮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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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부산서 8건 잇단 확진
감염경로도 이례적이라 더 긴장

부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세가 심상찮다. 지난 5년 동안 경기·강원권 등 북한과 가까운 곳에서 주로 발생하던 야생 멧돼지의 돼지열병 감염이 지난해 12월 처음 부산에서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8건으로 늘어났다. 감염 경로도 미스터리로 남아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4일 금정구 회동동 산에서 포획한 야생 멧돼지에서 처음 돼지열병 양성이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총 8두의 야생 멧돼지에서 돼지열병이 확인됐다. 지난 25일 사하구 괴정동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는 돼지열병 양성이 확인됐고, 지난 27일 사하구 당리동 산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는 현재 검사 중으로 31일께 검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그동안 모두 돼지열병 8건이 확인됐다. 지역별로는 금정구 1건, 사상구 5건, 사하구 1건, 서구 1건이다. 2019년 한국에서 처음 돼지열병이 발병한 이후, 5년 만에 부산에서 확인된 셈이다.

양돈농가의 돼지열병 방역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야생 멧돼지에 대한 검사와 방역은 환경부가 맡아 왔다. 양돈농가에서는 2019년 9월 16일 경기 파주 한 농가에서 돼지열병이 확인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8일까지 총 40건이 발생, 지금까지 13만 두 이상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야생 멧돼지의 경우 2019년 10월 1일 경기 연천에서 발생한 이후 지난 15일 기준 전국에서 3515건이 확인됐다. 5년 동안 주로 강원, 경기 등 북부 지방에서 발생했고, 2021년 11월 충북, 2022년 2월 경북까지 남하했다. 최근 들어서는 경북 안동, 영주, 봉화, 영덕 등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에서 돼지열병이 확인돼 경북지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뜬금없이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돼지열병 발병이 확인됐다. 환경부는 “이전 최인접 돼지열병 발생지인 경북 청송군이나 포항은 부산과 100km 이상 떨어져 있어 야생 멧돼지 간 직접 전파보다는 차량 등 인위적 요인에 의해 확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돼지열병이 한 번 발병하면 치사율이 100%에 가깝고, 양돈농가에서 1마리만 발생해도 대부분 살처분해야 할 정도로 파괴력이 크다는 점이다. 돼지열병은 구제역이나 조류 인플루엔자와 달리 개발된 백신이 없다. 시와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야생 멧돼지 포획활동과 더불어 부산 9곳 양돈농가(3833두 사육) 방역을 진행하고 있다. 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부산이 더 이상 아프리카돼지열병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는 즉시 검사를 진행하고 폐사체 처리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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