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가래약 ‘하늘의 별 따기’ 환자 불편 가중
감기약 등 수요 느는데 공급 부족
코로나 이후 재고 늘자 생산 줄어
필수의약품 수급 안정 대책 시급
감기와 독감, 코로나19까지 호흡기 질환이 대유행하면서 기침약, 가래약 등 호흡기 질환에 처방하는 약의 수요는 폭등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어린이용 해열제 시럽, 진해거담제 등의 품절 현상도 장기화하면서 환자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30일 의약품관리종합정보포털에 따르면 수급 불안정 의약품 중 콜대원키즈이부펜시럽, 코푸시럽, 어린이알리펜시럽 등 어린이용 호흡기 약 다수가 포함됐다.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줄이는 진해거담제의 수급 불안정도 심각하다.
제약사 GSK의 진해거담제 ‘세레타이드디스커스’는 2022년 1월부터 품절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병의원에서 처방을 해도 약국에서 약을 구할 수 없어 여러 약국을 돌아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고 있다. 현장에서는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약국 세 군데 이상을 돌아야 했다는 푸념도 나온다. 약사들도 품절 약 구하기 전쟁에다 환자의 민원 처리까지 “매일매일이 전쟁이다”고 입을 모은다.
필수 의약품에 가까운 감기약 종류가 연일 품절 행렬인 이유는 복합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마스크 쓰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일상화하면서 코로나19를 제외한 감기 등 호흡기 질환 환자가 줄어들면서 재고가 쌓이자 제약회사들이 약 생산을 줄였다.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생산량은 회복되지 않았고 지금의 약 품절을 불러왔다. 약 제조공장은 한정되어 있는데 특정 약 생산을 늘리면 다른 약을 생산하지 못하는 제약산업 구조도 한몫한다. 보건복지부가 수가를 올려 생산을 독려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약사들은 부산시약사회가 만든 오픈 채팅방에서 필요한 약을 품앗이하는 등 자체 약 수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임시방편 수준이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가 안정적인 필수 의약품 공급을 위해 제약사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적어도 장기 품절 약에 대해서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처방코드에서 제외해 아예 처방이 내려지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의사협회와 약사협회의 정보 공유 상시화를 통해 구하기 어려운 약 목록을 공유하는 방법도 있다. 부산시약사회 변정석 회장은 “적어도 필수 의약품에 대해서는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생산 확대를 유도하는 등 정책적 해결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