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창건 설화 표현된 ‘구룡도 병풍’, 처음으로 일반인에 공개한 이유는?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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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와 양산시립박물관, 구룡도 육곡병풍 특별 전시
병풍, 조선 후기 제작으로 6폭에 9마리의 용이 그려져
갑진년 새해 승천하는 용의 기운 받아 소원성취 기원

3일부터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선 보이는 통도사 구룡도 육곡병풍. 양산시립박물관 제공 3일부터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선 보이는 통도사 구룡도 육곡병풍. 양산시립박물관 제공

영축총림 통도사 창건 설화와 관련된 조선 후기 작품인 ‘구룡도 육곡병풍’이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경남 양산시립박물관은 오는 3일부터 4월 30일까지 상설전시장에서 통도사와 공동으로 구룡도 육곡병풍을 특별 공개한다고 1일 밝혔다.

병풍 공개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을 맞아 2024년 갑진년 새해 모든 시민이 승천하는 용의 기운을 받아 소원성취하라는 의미다.

구룡도 병풍은 조선 시대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총 6폭이다. 오방원색(흑·백·황·적·청)의 색채로 3폭은 1마리, 3폭은 2마리씩 총 9마리의 용이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신비롭게 묘사된 구름 가운데 물을 토해내는 용의 생동하는 기운을 잘 표현한 수작으로 부처가 태어났을 때 하늘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나타나 입에서 물을 뿜어 아기 부처를 목욕 시켜 준 관불 신앙에서 유래한 것이다.

특히 이 작품은 통도사 창건 설화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통도사 금강계단에서 진행되는 의식에 사용된 희귀한 것이다.

통도사 창건 설화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 대국통인 자장율사가 당나라 문수보살로부터 받은 석가모니 가사와 사리를 모실 절을 창건하기로 하고 전국을 누볐다. 자장율사는 현재 통도사가 위치한 축서산 아래 큰 연못을 메워 절을 짓기로 했지만, 연못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었다. 자장율사는 용을 불러 ‘절을 지을 예정이니 떠나줄 것’을 설득했지만, 동의하지 않았다. 자장율사가 법력으로 큰 연못을 펄펄 끓게 하자 용들이 달아났다. 이후 자장율사가 큰 연못을 메우고 금강계단을 쌓아 646년에 절을 세우니 그곳이 바로 통도사다.

신용철 양산시립박물관장은 “갑진년 새해를 맞아 통도사의 배려로 평소 보기 어려운 구룡도를 공개하게 됐다”며 “모든 시민이 갑진년 한해 모든 액운이 씻기고, 늘 용신의 보호 아래 건강하시길 기원드린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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