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필수의사제 도입, 의료 불균형 해소에 초점 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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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공백 심각한 지역 현실 수용
구체적 실행 방안 꼼꼼히 준비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료개혁' 관련 정책 발표를 듣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의료개혁' 관련 정책 발표를 듣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정부가 1일 의료개혁을 주제로 한 민생토론회를 열어 지역의 의사 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필수의사제’의 도입을 제시했다. 의사에게 장학금과 수련·거주 비용 등을 지원해 일정 기간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또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의대 정원을 확대하고 지역인재 전형의 지역 출신 의무선발 비율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필수의료 공백으로 의료체계의 붕괴가 우려되는 지역의 처지를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다. 의료개혁의 초점은 무엇보다 의료 불균형 해소에 맞춰져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정책 방향성은 올바른 쪽으로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역필수의사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의료법 개정을 통해 도입을 추진하는 ‘지역의사제’와 비슷하다. 핵심적인 차이는 법이 아니라 대학-지자체-학생 3자 계약을 토대로 한다는 점이다. 법적인 의무가 아니라 본인 의사에 따라 정부와 계약을 맺고 필수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방식이다. 이는 의대생의 직업 선택권과 의사의 이동권을 제한한다는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한 타협 조처로 보인다. 하지만 고액 연봉에도 의사가 오지 않는 지역의 현실을 의사 개인의 의지에 맡기는 제도가 의료 불균형 해소라는 취지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정부가 향후 세부 내용을 꼼꼼히 채워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정착시키는 게 중요하다.

아닌 게 아니라 이번 의료개혁 정책은 바람직한 방향성과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 여부를 평가하기가 쉽지 않다. 세부 일정이나 재원 마련과 관련된 구체적 청사진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특위)의 몫으로 넘어간 상태다. 정부는 필수의료에 2028년까지 10조 원 이상을 투자하고 필수의료 선택 전공의에 대한 보상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연동이 불가피한 건강보험 재정 전망도 어둡고 다른 추가 재원도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 재원 조달은 결코 쉽지 않은 숙제다. 특위가 로드맵을 짜고 정부가 이를 다시 정책으로 다듬으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텐데, 자칫 실기(失期)의 우려도 제기된다.

지금 지역의료 현실은 지방소멸의 가속화와 함께 의료 인프라 붕괴로 가는 암울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역민이 기본적인 생명권과 건강권마저 잃고 사실상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필수의료 회생을 위해 작정하고 ‘공공의 메스’를 꺼내든 만큼 할 수 있는 건 다해야 한다. 지역필수의사제가 근본 취지와 다르게 흘러갈 경우를 대비한 철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지역 공공의료가 매우 중요한데, 그 확충 방안도 내실 있게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정부가 “의료개혁의 골든타임”을 공언했듯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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