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은행주 투자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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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명재 하나증권 서면금융센터 차장

과거 20년 동안 하나금융지주의 주가 움직임을 살펴보면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 저점은 2만 원 근처, 고점은 5만 원 근처에서 형성되는 것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은행이 돈을 버는 구조를 알면 그 패턴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은행은 예대마진 사업으로 돈을 번다. 예대마진 사업은 예금으로 돈을 모아서 이를 재원으로 대출을 해준다. 대출로 받은 이자에서 예금에 지불한 이자를 뺀 부분이 수입이 되는 구조다. 예대마진이 최소화되는 근처에서 은행의 주가 역시 가장 낮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론을 할 수 있다.

핵심은 금리다.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의 예대마진이 극대화되고,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의 예대마진은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코로나로 인하여 전 세계가 불안했고, 이 때문에 중앙은행에서는 기준금리를 0%로 낮추었다. 기준금리가 극도로 낮아지면, 은행의 예대마진도 최소화된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인플레이션 때문에 2022년에 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대출 이자도 그만큼 늘어났다. 당시 월급으로 대출 금리만 감당하기도 버겁다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이러한 뉴스가 쏟아지면 은행은 돈을 더 많이 벌게 된다. 즉 기준금리가 0% 근처일 때 은행 주식 주가는 최저, 기준금리가 3.5% 근처에서 은행 주식 주가는 최고일 가능성이 생긴다.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2020년 3월에 저점을, 2023년 1월에 고점을 형성했다.

주식을 자산관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시세차익’과 ‘배당’이다. 은행 산업의 비즈니스 구조와 금리를 이해하고 있었다면, 우리는 2020년 3월에 하나금융지주를 주당 2만 원에 사서 2023년 1월에 주당 5만 원에 파는 자산관리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게다가 은행 주식은 배당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2021년의 주당 배당금은 3100원, 2022년의 주당 배당금은 3350원으로 2만 원 기준 배당수익률은 15%가 넘는다. 결과적으로 1억 원이 3년 안에 2억 8000만 원이 되는 구조가 설계된 것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미래에 예상하기 어려운 사건이 발생해 은행 주식에 특별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다. 2020년 초에는 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주가가 단기간에 폭락했고, 최근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예고 덕분에 주가가 단기간에 폭등했다. 은행 산업의 핵심 구조와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원리를 이해하면 일정 부분 위험 관리를 하면서 월등한 자산관리 전략을 은행 주식으로 수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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