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없이 문 닫는 다함께센터, 돌봄 공백 현실화
사상구 1호점, 내달 계약 종료
위탁자 모집 지연 ‘뒷북 행정’
학부모 “구청 대비 손놔” 분통
부산 사상구 내 첫 방과 후 초등돌봄센터가 문을 닫게 되면서 아이들이 돌봄 공백(부산일보 2023년 12월 26일 자 10면 보도) 상황에 놓일 처지다. 새 학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자체가 제대로 된 대책도 마련하지 않아 맞벌이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부산 사상구청은 엄궁동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 민간 위탁자를 모집한다고 5일 밝혔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엄궁동에 위치한 건물을 사상구에 무상으로 제공 가능한 사회복지법인이나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가 신청 자격 대상이다. 구청은 신청자를 대상으로 이달 내 선정심의위원회를 열고 사업 수행 능력이나 적격성 등을 심사해 최종 선정한다.
다함께돌봄센터는 초등 정규교육 이외 시간, 맞벌이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하는 사업이다. 사상구청은 초등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2019년부터 매년 1개씩 센터를 설치했다. 현재 지역 내 센터는 총 5곳이다. 센터 1호점은 기존에 운영하던 복지법인과 구청이 임대료 지원 문제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다음 달 6일을 끝으로 문을 닫는다.
센터가 문을 닫기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구청이 이제야 새로운 운영자 모집 공고를 올려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센터를 운영할 새로운 법인이 나타나기 전까지 아이들이 머물 공간도 없다는 점이다. 센터를 운영할 만한 적격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센터 재운영은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된다.
맞벌이 학부모들은 휴직과 육아 사이 갈림길에 서야 하는 상황이라며 구청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다함께돌봄센터 1호점을 이용했던 한 학부모는 “계약 종료 논의가 지난해 말부터 나왔는데 이 기간 동안 구청이 어느 대책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셈”이라며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지만 구청은 제대로 된 답변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휴직을 해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다.
사상구청 아동청소년과 관계자는 “센터 운영자 모집 공고를 올린 이후 이와 관련한 문의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센터를 이용하던 맞벌이 학부모들의 돌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