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이른 개화 탓 낙동강 유채꽃 축제 중단… 벚꽃 축제는 앞당겨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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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생육 부진 문제 발생
부산시, 당분간 개최 않기로 결정
시민 보고 즐기는 경관단지는 유지

부산 곳곳 벚꽃축제 조기 개최 조율
진해군항제는 3월 22일 전야제

부산의 대표 봄꽃 축제인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가 기후 변화에 따른 유채꽃 생육 부진으로 올해부터 폐지된다. 2022년 3월 유채꽃이 만발한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풍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의 대표 봄꽃 축제인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가 기후 변화에 따른 유채꽃 생육 부진으로 올해부터 폐지된다. 2022년 3월 유채꽃이 만발한 강서구 대저생태공원 풍경. 김종진 기자 kjj1761@

기후 변화가 부산·경남의 봄 축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부산을 대표하는 낙동강 유채꽃 축제가 올해부터 사라진다. 유채꽃 생육이 부진하거나 고사하는 문제가 빈번해질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온난화로 개화 시기도 평년보다 빨라지면서 부산 각 지자체도 벚꽃 축제 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부산시는 올해부터 강서구 대저생태공원에서 열리던 ‘부산 낙동강 유채꽃 축제’를 개최하지 않는다고 20일 밝혔다. 2012년부터 시작된 낙동강 유채꽃 축제는 부산을 대표하는 봄꽃 축제로 매해 4월 초 9일 동안 진행됐다. 축제가 열리면 상춘객 1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지역사회 관광 활성화에 톡톡한 역할을 한 축제였다.

시는 기후변화로 '작황 부진'이 매해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유채꽃 축제를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유채꽃 축제는 겨울철 높은 기온으로 예상보다 일찍 싹이 트는 웃자람 현상과 강추위로 꽃이 고사하는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취소됐다. 유채꽃밭에 머물다 가는 철새에 의한 피해도 늘었다. 축제는 열리지 않지만 시민들이 보고 즐길 수 있게 유채꽃 경관 단지는 유지된다.

시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기후 변화로 유채꽃 생육 부진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 있어 올해부터 유채꽃 축제 예산 편성을 하지 않았다”며 “다만 서부산권 특화축제 공모사업을 관광공사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후 변화로 개화 시기가 빨라지면서 벚꽃 축제 일정도 당겨지는 추세다. 대표적인 벚꽃 축제로 꼽히는 경남 창원 진해군항제는 오는 3월 22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 1일까지 열린다. 1963년 제1회 군항제가 4월 5일 개막한 것과 비교하면 2주나 빠른 셈이다. 산림청 등은 올해 벚꽃이 평년 대비 길게는 일주일가량 일찍 필 것으로 전망한다. 개화 시기를 지역별로 보면 제주가 3월 20일로 가장 빠르고, 전주 3월 22일, 울산·부산이 3월 24일, 여수와 포항 3월 25일 순으로 전망됐다. 부산 벚꽃 축제 시계도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부산은 보통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벚꽃 축제가 열린다. 금정구 윤산 벚꽃 축제를 시작으로 강서구 대저생태공원·맥도생태공원에서 열리는 낙동강 30리 벚꽃 축제, 사상구 삼락생태공원과 낙동제방에서 삼락 벚꽃 축제 등이 개최된다. 강서구와 사상구는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벚꽃 축제를 열 계획이지만, 일정 조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구청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3월 29~30일에 벚꽃 축제를 진행할 생각이지만, 개화 시기가 앞당겨진 만큼 시기를 놓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위기부산비상행동 강호열 대표는 “봄꽃 개화 시기가 빨라지는 것은 기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전반적인 자연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는데 이에 대한 대책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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