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배제에 ‘30년 공든 낙동강 벨트’ 위기
친노·친문 민주 근거지 표심 이반
‘탈당 자유’발언에 계파 갈등도
PK정당 지지율 국힘 우세 우려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지역구인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된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임 전 실장은 당 지도부에 서울 중·성동갑에 자신을 컷오프하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전략공천 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친문 핵심 인사들인 홍영표 의원, 임종석 전 실장, 윤영찬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부산·울산·경남(PK) 민주당 총선 전망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PK는 이번 공천 파동의 직접 영향권은 아니지만, ‘공천 배제’의 타깃이 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세력의 근거지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친문계의 반발에 “탈당은 자유”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인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계기로 지역 내 계파 갈등이 표면화되는 분위기다.
부산 친문계 핵심인 류영진 전 문재인 정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최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 대표의 ‘탈당 자유’ 발언을 두고 “정치인의 기본은 측은지심인데, 어떻게 대표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부산 민주당 내에서 이번 공천 논란과 대해 이 대표를 비판한 것은 류 전 처장이 처음이다. 반면 친명계인 서은숙 부산시당위원장은 당내 공천 논란에 대해 “선거하는데 일사불란하고 조용하면 그게 북한이지 대한민국인가. 시끄러워야 정상”이라며 당 공천을 연일 옹호하고 있다.
외부에 드러내진 않았지만, 부산 민주당 내부에서는 부산진을에서 이상호 전 청와대 행정관이 경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탈락한 것이나, 오랜 기간 기존 주자들이 터를 닦았던 사하을과 수영에 친명계 영입 인사를 내리꽂은 데 대해 “이건 아니지 않느냐”는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외부에 노출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선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쉬쉬하던 분위기였지만, 이번 공천 파동을 계기로 내부 이견이 분출될 가능성이 적잖아 보인다. 특히 지역 야권 내에서는 이번 파동이 어렵게 쌓은 야권의 PK 교두보인 ‘낙동강 벨트’ 사수에 치명적인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국갤럽의 올해 1월 둘째 주(9~11일, 1002명, 전화조사원 인터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조사에서 PK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33%, 국민의힘 41%로 8%P 차이였지만, 민주당 공천 논란이 표면화된 2월 넷째 주(20~22일, 1003명, 상동) 조사에서는 민주당 28%, 국민의힘 49%로 21%P 차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낙동강 벨트 탈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중앙당의 지원은 전무하다시피 하고 지역 내부는 ‘각자도생’ 분위기”라며 “이대로라면 30년 공든 탑인 낙동강 벨트마저 괴멸적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위기감을 전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