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 당한 친문에 ‘선거 협조’ 하라는 친명…“임종석도 나서야”
민주당 총선후보 경선에서 친문 대거 탈락…참패 수준 결과에 “충격적”
친명에선 “당원 뜻과 다른 의원들이 패배" 지적…“용광로 선대위” 주장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총선후보 경선에서 친문(친문재인)계가 대거 탈락한 상황에서 친명(친이재명)계가 ‘용광로 선거대책위원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총선 승리를 위해 친문도 힘을 실어야 한다는 게 친명계의 주장이다. 그러나 ‘비명 횡사’에 들끓는 친문계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밤 발표된 민주당의 4~6차 총선후보 경선 결과 친문계는 친명계의 ‘습격’에 무릎을 꿇었다. 친문계 간판급 인사인 박광원 전 원내대표는 친명계 김준혁 당 전략기획부위원장에게 패했다. 친문계 윤영찬 의원은 친명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에게 패했고 친문 핵심 인사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낙천했다. 서울 은평을에선 강병원 의원이 강성 친명 김우영 전 서울 은평구청장에 발목이 잡혔다.
친문계 핵심인사들이 ‘수박(배신자)’을 잡겠다며 ‘자객 출마’에 나선 친명 도전자들에게 대참사 수준의 패배를 당하면서 계파 간 공천 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친문계 송갑석 의원은 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예상도 됐지만 그럼에도 충격적인 결과”라며 “당 내부의 결집과 단합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친명계에선 경선 결과가 ‘당원의 뜻’이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에서 신명(신이재명)계로 부각된 김성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의 주인이 누군가를 확인하는 경선 결과”였다면서 “평소에 다수 당원의 뜻과 다른 행보를 했던 의원들이 경선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라고 말했다. 친문계가 ‘당원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고 이 때문에 탈락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경선 탈락이 당연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용광로 선대위’ 구성을 위한 친문계의 ‘선거 협조’를 요구했다. 실제로 당내에선 친문계 원로로 이재명 대표를 지지해온 이해찬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이해찬 전 대표뿐 아니라 경험 있는 여러 분들이 함께 일종의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비록 본인이 출마는 못 했지만 (선대위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숙청당한 친문이 선대위 참여 등에 나설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실제로 공천에서 배제당한 임 전 실장은 당의 뜻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일체의 외부 접촉을 하지 않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