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조지아주서 첫 유세 격돌
2020년 바이든 0.23%P 승리
민주주의 vs 국경정책 두고 충돌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재대결이 확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최대 승부처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조지아주를 동시에 찾아 처음으로 유세 대결을 벌였다.
두 사람의 조지아주 방문은 오는 12일 예정된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계기다. 그러나 이미 각 당의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여서 본선을 대비하는 의미가 더 커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각자 상대방의 약점이라고 여기는 ‘민주주의’와 ‘국경 정책’을 두고 비방 수위를 높여 공격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의 주도 애틀랜타에서 열린 유세에서 “오는 11월 투표에 우리의 자유가 정말로 달려 있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면 민주주의가 위험해진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애 편지를 주고받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왕’이라고 부른 것을 자랑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도 ‘우리 동맹들을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다”면서 “난 그가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할 때 진심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들이 미국의 경제와 사회에 기여하는 바를 외면한 채 “그들을 해충이라 부르고, 그들이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공화)의 지역구이자 공화당 강세 지역인 조지아주의 롬에서 선거운동을 벌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에서 여대생 레이큰 라일리 살해 사건을 시작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정책을 맹비난했다. 조지아주의 오거스타 대학 재학생인 라일리는 지난달 22일 운동을 하러 나갔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2022년 멕시코 국경을 넘어 불법으로 입국한 베네수엘라 국적의 남성을 살인 혐의로 체포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이 우리 국경과 이 나라의 국민에게 한 짓은 반인륜 범죄이며 그는 절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바이든이 고의로 그리고 악의적으로 미국의 국경을 없애 우리나라에 수천 명의 위험한 범죄자들을 풀어놓지 않았다면 라일리는 오늘 살아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라일리 살해 혐의를 받는 이주민을 ‘불법 이민자’라고 부르지 말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고 지적하며 “우리나라가 미쳐 돌아가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미국 남부의 조지아주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0.23%포인트, 1만 2000표도 안 되는 차이로 승리한 경합 주로 이번 대선에서도 승패를 좌우할 격전지로 관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