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바람 탄 태종대 집라인… 강한 맞바람 탓 휴업 골머리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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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까지 매달 400명 이용
관광 명소 부상에도 날씨 발목
휴업일 41일, 영업일보다 많아

부산 영도구 태종대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 전경. 영도구청 제공 부산 영도구 태종대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 전경. 영도구청 제공

부산 영도구의 새로운 인기 관광 명소로 떠오른 ‘태종대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가 기상 문제로 영업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도구청은 지난달 28일까지 동삼동 태종대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이하 플라잉 테마파크) 집라인 이용객이 85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플라잉 테마파크는 지난해 12월 15일 문을 열었다. 영도구청과 운영 업체 측은 집라인 이용객이 적은 겨울철 비수기에 이용객이 매월 400명을 넘어선 것은 나쁘지 않은 결과로 보고 있다.

플라잉 테마파크는 총사업비 120억 원이 투입된 관광시설이다. 중리산~감지해변~옛 자유랜드 주차장(653m)까지 이어지는 집라인을 타고 탁 트인 바다와 태종대를 감상할 수 있어 부산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플라잉 테마파크가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고민거리가 있다. 절벽과 해수면 위에 만들어진 집라인이 기상 문제로 운영하지 못하는 날이 많다는 것이다. 영도구청과 운영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테마파크 집라인을 정상적으로 운영한 날은 34일에 불과하다. 반면, 비와 강풍 등 기상 조건 악화로 운영하지 못한 날은 41일에 이른다.

운영업체 측은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원인으로 ‘맞바람’을 꼽았다. 집라인을 타고 내려오는 이용객 정면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면 이용객이 도착점에 도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업체 측은 이 경우 이용객들의 안전을 고려해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업체 측은 순간최대풍속이 초속 14m를 넘거나 현장 직원이 바람 세기가 강하다고 판단할 경우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운영사 측은 “경기도와 경북 등지에서 20년 가까이 집라인 시설을 운영했지만, 태종대 일대 기상은 상당히 독특하다”고 설명했다. 운영사 관계자는 “탁 트인 바다 위에 집라인 시설이 있어 바람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하부 정류장 일대 해수면에서 부는 바람도 상당히 거세다”고 분석했다.

집라인을 가동하지 못하는 날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운영 업체는 수익성 약화 걱정이 크다. 업체 측은 점차 기온이 올라가며 3월부터 가을까지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성수기에도 지난 12월~2월과 같이 바람이 잦을 경우 영업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집라인 체험 자체가 공중에서 이뤄지다 보니 바람에 대한 마땅한 대책을 세우기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운영업체 관계자는 “수익보다 고객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경영 방침을 갖고 조금이라도 바람 세기가 강하면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며 “1년 동안 플라잉 테마파크를 운영하면서 현장 경험을 상당히 쌓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설을 조성한 영도구청은 사전 타당성 조사에선 아무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영도구청이 2019년 플라잉 테마파크 조성을 두고 실시한 용역에서 태종대 일대에 바람이 불지 않는 ‘무풍 일수’는 연간 13.5일로 나타났다. 평균 풍속 역시 초속 0.5~3.3m로 정상적인 집라인 운영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영도구청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자는 공감대가 있어 높은 안전 기준으로 플라잉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있다”며 “개장한 지 3개월여 지난 만큼 단기간의 데이터만으로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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