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공천 후유증 극복 숙제
국힘, 삭발 시위 등 탈락자 반발
민주도 전략공천에 파열음 노출
승복에도 이탈층 최소화 미지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천 과정에서 발생한 후유증 극복이 최우선이다. 특히 부산의 경우 여야를 막론하고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온 상황이라 어느 당이 먼저 내홍을 수습하느냐에 따라 총선 주도권이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여야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일었던 거센 반발이 다소 잠잠해진 모양새다. 국민의힘에서는 사상이 대표적이다.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은 공천관리위원회의 단수공천 방침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삭발하며 1인 시위를 이어 왔다. 그러다 지난 8일 “사상 발전을 위한 도전을 여기서 멈춘다”며 집회를 중단한 상태다.
경선 후 첨예한 갈등이 드러났던 연제도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다. 현역인 이주환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일들과 관련해 당 공관위에 재경선 요구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후 당 공관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현재는 지역구 주민들과 만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역위원장으로 수년 간 수영을 지켜온 강윤경 변호사가 민주당 영입인재 18호 유동철 동의대 교수의 전략공천에 밀려 컷오프(공천배제)되자 당사 앞에서 시위를 펼쳤다. 며칠 뒤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 결정을 존중, 다시 ‘가덕 전사’와 ‘바보 변호사’로 돌아간다”며 승복 의사를 밝힌 상태다.
사하을 공천에서 영입인재 2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에 밀린 김태석 전 사하구청장도 “개인적인 아쉬움과 서운함 그리고 여러분들에 대한 한없이 송구한 마음을 접어두고 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 할 것 없이 공천에 반발하는 목소리는 줄어든 모습이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을 뿐 양 측의 화학적 결합은 아직 미지수다.
결국 어느 쪽이 먼저 후유증을 치유하고 지지층의 결집을 이뤄내느냐가 총선 승리의 필승 공식이 될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가 한 달 앞둔 상황에도 무당층이 적지 않다”며 “공천에 반발한 지지층도 다수 무당층으로 분류된 만큼 이들을 끌어안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