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시철도서 방화 시도한 50대 남성, 경찰에 붙잡혀(종합)
라이터로 종이에 불 붙이고 떨어뜨려
인명 피해 없어… 구속영장 신청 예정
부산 도시철도 안에서 방화를 시도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다행히 이날 방화 시도는 실제 화재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아 인명 피해 등은 발생하지 않았다.
동래경찰서는 지난 9일 낮 12시 25분께 부산 금정구 장전동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부근을 지나던 전동차 내에서 방화를 시도한 50대 남성 A 씨를 추적 수사를 거쳐 긴급체포했다고 11일 밝혔다. A 씨는 방화를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후 도주한 혐의(철도안전법 위반)를 받고 있다.
A 씨는 당시 전동차 내에서 명함 두 개 크기의 종이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이후 불 붙은 종이를 자신이 앉은 의자 밑 지하철 바닥에 던지듯이 내려놨다. 종이의 크기가 작았던 데다 불이 옮겨 붙을 곳이 없는 바닥에 떨어져 불은 자연스레 꺼졌다.
부산역에서 배회 중이던 A 씨는 10일 오후 1시께 잠복수사 중이던 경찰에게 긴급 체포됐다. A 씨의 가방 안에선 명함 두 개 크기로 자른 복사지 18장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무직으로, 사건을 도와준 공범은 없었으며 당시 음주 상태는 아니었다. 방화 이유를 묻는 경찰의 질문에 A 씨는 횡설수설하며 제대로 답변하지 않았다. 경찰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후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지하철 열차 내에는 CCTV가 설치돼있지만, 모니터링 과정에서 A 씨의 방화 시도 사실을 미리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열차에 설치된 CCTV는 기관사실에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 당시 A 씨의 범행을 즉각 파악하지 못했다. 방화 시도 후 8분이 지난 오후 12시 33분이 돼서야 시민이 지하철 콜센터에 방화 사실을 신고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열차 내에서 큰 불씨가 발생하거나 연기가 나는 경우 해당 객실 CCTV를 확대해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면서도 “이번 사건의 경우 불씨가 너무 작아 기관사가 CCTV로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