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한국에 연 1000명 송출 가능"… 선원난 숨통 트이나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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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해운 담당 차관 일행 방한
NYS 인력 통해 선원 공급 제안
"영어 능통하고 신체 조건 월등"
극심한 인력난 타개책 될지 주목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해운협회 중회의실에서 케냐 해양부 차관 일행과 해운협회 관계자들이 선원 공급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해운협회 제공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해운협회 중회의실에서 케냐 해양부 차관 일행과 해운협회 관계자들이 선원 공급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해운협회 제공

한국 해운업계의 선원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케냐가 매년 1000명 이상의 부원을 한국에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해 관심이 쏠린다.

케냐 광업해운부 제프리 E. 카이투코(Geoffrey E. Kaituko) 해운 담당 차관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해운협회를 방문해 양창호 부회장과 환담했다.

카이투코 차관은 한국과 케냐 간 해운 부문 교류확대를 위해 국회의원, 반다리해양대(BMA·Bandari Maritime Academy) 총장 등 13명의 방한단을 이끌고 지난 10일부터 한국 일정을 소화 중이다.

이날 환담 자리에서 케냐 측은 자국에서 매년 1만 명 규모로 운영되는 ‘케냐청년봉사단’(NYS·National Youth Service) 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거쳐 매년 1000명 정도의 선원을 공급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해당 학생들이 소방과 안전 교육을 받고 영어에 능통한 데다 신체적인 조건도 월등하다고 소개했다.

다만 케냐 측은 선원 교류를 위해 한국 당국과 공식적인 협약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했다. 자국의 남녀 청년들을 모아 만든 NYS는 군사훈련과 직업교육을 동시에 받아 케냐의 대표적인 정예 인력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케냐는 세계 각국과 해기사면허협정을 체결하고 선원실습교육을 진행하는 등 해당 인력의 승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과 케냐 간에는 아직 해기사면허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다.

양 부회장도 케냐의 부원 송출에 관심이 많다고 화답했다. 양 부회장은 “현재 4명의 우수한 케냐 실습생이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의 장금상선에 승선해 성실하게 실습을 수행하고 있으며 평가도 매우 우수하다”고 말했다.

국내 케냐 출신 해기사는 5명 정도가 전부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부산의 하나마린이 3명, 케이마린이 초대형 광석운반선에 2명을 고용했다. 케냐 해기사가 승선한 선박은 면허협정 미체결로 인해 국적선이 아닌 단순나용선이다. 국적선에는 지난해 국제승선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우양상선 선박 등에 5명이 승선해 실습 중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한국SM업체에 고용돼 승선한 케냐 해기사들의 경우 한결같이 자질이 우수해 면허협정만 체결되면 선원 구인난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면서 “하루빨리 양국 간 협정이 체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선원 부족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한국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3만 3445명이었던 승선원(해기사+부원)은 2022년 3만 474명으로 8.9% 줄었다. 해기사는 9.3%, 부원은 8.2% 감소했다. 특히 한국해운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 해기사의 경우 계속 줄어 2030년에는 수요에 비해 2710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적 선대의 3분의 1에 한국인 해기사의 승선이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노동기구(ILO)에 따르면 현재 케냐 선원은 국적선에 5000명, 외국적 선박에 6000명이 승선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카이투코 차관은 12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송명달 해양수산부 차관과도 면담했다. 송 차관은 케냐에서 관심이 있는 국제 승선실습 프로그램 등 해기사 양성을 위한 우리나라의 정책을 소개했으며, 케냐가 우리의 중요한 수산 협력 파트너임을 강조했다. 케냐 배타적경제수역(EEZ) 입어와 소규모 어항 인프라 확보 등 어업 분야도 협력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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