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성공원~태화강국가정원 잇는 ‘관광용 미니운하’ 생긴다
400년 전 사라진 물길 복원
길이 1.1km, 폭 10m 규모
뱃놀이 즐기고 산책로 조성
대규모 사업비 확보가 관건
울산 학성공원과 태화강국가정원을 잇는 ‘관광용 미니 운하’가 생길 전망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13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열고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학성공원(울산왜성)은 약 400년 전 수상교통의 중심지이자, 과거 임진왜란~정유재란 때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처절한 역사의 현장이다. 왜란이 일어나기 전 만조 시에는 구릉(학성공원) 아래까지 바닷물이 들어와 배를 타고 태화강을 거쳐 바다로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는 30년 이상 된 단독주택이 밀집한 지역으로 변모했다.
시가 수립한 ‘학성공원 물길 복원 계획’을 보면 학성공원을 한 바퀴 감아 도는 길이 1.1km, 폭 10m의 ‘순환 물길’을 비롯해 학성공원에서 태화강으로 연결되는 0.3km ‘연결수로’를 완성해 태화강국가정원과 이어지는 새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우선 ‘순환 물길’에는 노를 저으며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무동력 선박을 운영하고, 학성공원 동서남북 지점에 약 300m 간격으로 4개 선착장을 만든다. 또 물길 위로 학성공원과 연결하는 7개 보행교를 설치해 방문객의 접근성과 이동성을 높인다. 태화강 연결 수로에는 수상 택시도 운영한다. 일본 구라시키 미관지구와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 리버워크를 벤치마킹했다.
학성공원 서쪽으로는 숲과 공원, 물길을 따라 산책로를 조성한다. 남쪽에는 페스타 광장과 복합문화공간도 만든다. 여기에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 ‘국립성곽박물관’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사업이 성사되면 학성공원 일대가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역사·관광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에 따른 기대효과는 생산 유발 1550억 원, 부가가치 유발 657억 원, 고용 유발 약 1000명 등이다.
관건은 예산이다. 시는 총사업비를 5863억 원정도로 추산한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민간개발 사업으로 우선 추진한 뒤 공공기여를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 건축물의 용도, 건폐율, 용적률 등을 크게 완화해 재개발도 동시에 진행한다. 시는 이르면 올해부터 민간개발 유치를 위한 투자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총사업 기간은 5~10년으로 내다본다.
이번 계획은 울산시 산하 울산발전연구원이 용역을 받아 진행했고, 용역비는 1억 원이다.
김두겸 시장은 “중구 학성동 일원은 30년 이상 된 1∼2층짜리 저층 건축물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과감하고 창의적인 도시계획을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번 물길 복원 사업을 통해 장소의 역사성을 되살리고 여가와 문화, 관광까지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을 마련한다면 무엇보다 쇠퇴해 가는 중구 원도심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성공원은 면적 5만 6606㎡ 규모의 울산지역 첫 도심 공원이다. 1597년 정유재란 때 왜군 장수 가토 기요마사가 성을 쌓고 조명 연합군과 일진일퇴 공방전을 벌인 곳이다. 성곽 일부가 아직 남아 있으며 ‘울산왜성’이라는 이름으로 울산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