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란’ 또 오나…지난해 연체율 9년 만에 최고
지난해 이용액 1139조…전년比 6%↑
부실채권 비중도 급증
금감원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 지도”
지난해 카드 연체율이 9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서민경제의 뇌관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의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1.21%)보다 0.42%포인트(P)나 급증했다. 이는 2014년(1.69%)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카드사 연체율은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을 1개월 이상 내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카드사의 부실채권 비중도 급증했다. 카드사의 지난해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14%로 전년 말보다 0.29%P 높아졌다.
지난해 신용·체크카드 이용액은 전년(1076조 6000억 원)보다 62조 7000억 원(5.8%) 늘어난 1139조 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이용액이 941조 8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7조 8000억 원(6.5%) 늘었고, 체크카드 이용액은 197조 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조 9000억 원(2.5%) 증가했다.
카드대출 이용액은 102조 원으로 1년 전(103조 8000억 원)보다 1조 8000억 원(1.7%) 감소했다. 감소세는 전년(-3.2%)에 이어 2년째 이어졌다.
지난해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 이용액은 57조 5000억 원으로 1000억 원(0.2%) 늘었지만, 장기카드대출(카드론)은 44조 5000억 원으로 1조 9000억 원(4.0%) 줄었다.
지난해 8개 전업카드사의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당기순이익은 2조 5823억 원으로 1년 전(2조 6062억 원)보다 0.9% 감소했다. 카드 사용액 증가로 할부수수료, 가맹점수수료, 이자수익 등이 늘어난 반면 대손비용과 이자비용이 더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09.9%로 모두 100%를 상회하는 가운데 전년 말(106.7%)에 비해서도 3.2%P 상승했다. 조정자기자본비율도 19.8%로 경영지도비율(8%)을 크게 상회했고, 레버리지배율(5.4배)도 규제한도(8배 이하) 아래로 전년 말(5.6배) 대비 0.2배 하락하는 등 개선됐다.
지난해 카드사를 제외한 할부금융사, 리스사, 신기술금융사 등 163개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당기순이익은 2조 7026억 원으로 전년(3조 4067억 원)에 비해 7041억 원(20.7%) 감소했다.
여전사들의 연체율은 1.88%로 전년 말 대비 0.63%P 올랐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20%로 같은 기간 0.66%P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체율은 카드사와 비카드 여전사 모두 전년 말 대비 상승했지만, 대손충당금 적립률도 전년 말 대비 개선됐다”면서도 “금융시장의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등 손실흡수능력을 높이도록 지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