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전하고 깨끗한 부산 바다 만드는 데 해경이 앞장”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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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부산해양경찰서장

직원들에 지형지물 숙달 훈련 강화
해역 특징 분석 사고 때 맞춤형 대응
“능동적 조직 문화 조성하는 게 목표”

“전국에서 ‘해양도시’란 정체성이 명확한 곳은 부산이 유일합니다. 그만큼 치안 수요도 다양하기에 해경 임무가 막중합니다.”

지난해 12월 부산해양경찰서로 온 김형민 서장은 국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바다가 부산 바다라고 말했다. 북항에는 화물선이 드나들지만 광안리해수욕장에는 관광객이 탄 요트가 움직인다. 다대포항 인근은 낚싯배가 주로 다닌다.

다양한 사람은 여러 유형의 해양 사고를 낳기에 일률적인 사고 대응 방식은 효율이 떨어진다. 그래서 화물선, 낚싯배, 요트 사고를 똑같이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서 장이 취임 첫 달 부산 모든 바다를 직접 돌며 해역별 특징을 공부한 것도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다.

김 서장은 “해경 역할은 사고 예방과 더불어 실제 사고가 났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라며 “해역 특징을 분석해 만든 맞춤형 대책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의 철학은 부산해경 직원들에게도 적용됐다. 지형지물 숙달 훈련이 강화됐다. 지형지물 숙달 훈련은 흰 종이에 방파제, 항구 등 시설물, 해역별 수심 등 부산해경이 관할하는 바다의 모든 특징을 그리는 훈련이다. 특히 현장에서 사건·사고를 대응하는 일선 해경 직원에게는 중요한 역량이다.

그는 과거 합격 여부만 따졌던 업무 능력 평가 체계를 더욱 세분화했다. 지형지물 숙달 훈련 결과를 두고 하위 30%를 만들어 분발을 독려하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평가 체계가 가혹하더라도 해경 직무 능력이 곧 국민 생명과 직결된다는 김 서장의 생각이 담긴 결과다.

김 서장은 “‘안전하고 깨끗한 바다’는 제 신념”이라며 “부산해경 모두가 맡은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는 어업 인구 구조 변화도 유심히 살핀다. 최근 어업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하면서 뇌졸중으로 선원이 쓰러지는 등 새로운 유형의 해양 사고가 적지 않게 발생한다. 해경이 응급의료시스템 구축, 응급구조사 배치 등에도 신경 쓰는 이유다. 또 김 서장은 “외국 국적 선원이 늘어나면서 의사소통이 안 되면서 발생하는 사고도 증가한다”며 “해경은 시대가 바뀌면서 새롭게 나타나거나 증가하는 사고 유형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해상 상황은 예측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휘관 일부만 대비한다고 대처할 순 없다. 그는 조직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며 ‘능동성’을 강조했다. 지휘관은 그러한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서장은 “부산해경에만 600명이 넘는 직원이 제각기 역할을 맡는다. 지휘관이 모든 분야를 다 안다고 착각하고 개입하면 사달이 일어난다”며 “자기가 하는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각자가 전문가가 돼야 한다. 지휘관은 그들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로 부임 100일을 맞는 그는 ‘조직 문화’를 새로 만든 지휘관으로 기억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아, 김형민 서장은 조금 까칠했어도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든 사람이었지”란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다. 김 서장은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깨끗한 부산 바다를 가질 수 있도록 부산해경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사진=이재찬 기자 chan@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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