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물갈이 국힘·계파 갈등 극복 민주… 막판 악재엔 '진땀' [22대 총선 대진표 - 부산]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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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현역 4명 떠난 자리 신인 배치
친윤 경선·중진 험지 출마 긍정적
장예찬 막말 파문·땜질 공천 오점
야, 홍순헌 등 비명 후보 전략공천
지역 표밭 잘 다져 자격 논란 없어
연제 야권 단일화 경선 패배 충격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부산 공천을 마무리했다. ‘시스템 공천’을 전면에 내세운 국민의힘은 중반까지 큰 반발 없이 상당수 현역 의원 물갈이에 성공했지만, 막판 수영 전략공천으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수도권에서 ‘친명(친이재명) 공천’ 논란이라는 악재를 만난 더불어민주당도 부산에서는 친명과 비명 간 큰 마찰 없이 공천을 완료했다.

국민의힘은 22대 총선을 앞두고 물갈이에 성공했다. 14명의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재도전의 기회를 얻은 건 절반을 살짝 넘는 8명에 그쳤다.

서동에서 현역 의원을 컷오프 했고, 동래와 연제 등에서 경선 끝에 신인 공천을 확정했다. 현역이 떠난 지역구에서 곽규택(서동), 김희정(연제), 서지영(동래), 정연욱(수영) 후보가 공천장을 받았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 작업 초기부터 가·감점 기준 등 룰을 단계별로 공개하면서 여론몰이에 성공했다. 친윤 후보로 평가받던 조승환(중영도), 박성훈(북을) 후보 등이 정식으로 경선을 치러 공천을 확정받았다. 이는 지역 내 반발 기류를 가라앉히는 데 주효했다. 공천을 받은 후보가 탈락 후보와 지지자까지 끌어안는 원팀 선언이 이어지며 국민의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방문에서도 여실히 나타났다. 부산을 찾은 한 위원장은 유세지마다 구름 인파를 동원하며 지지세를 과시했다.

부산의 좌장급 다선 의원들의 결단도 여기에 한몫했다. 3선 장제원(사상) 의원의 불출마는 김대식 후보의 지지세로 어느 정도 이어졌고, 텃밭인 화명·금곡을 포기하고 고향 강서에 출마를 선언한 김도읍(강서) 의원의 결심도 갑작스러운 분구 과정에서 박성훈(북을)후보가 안착하는 계기가 됐다. 5선 서병수(북갑) 의원도 당의 요청에 따라 지역구를 정성국(부산진갑) 후보에게 넘겨주고 낙동강 벨트로 떠났다.

다만, 공천 막바지 부울경과 수도권 할 것 없이 연쇄적으로 터진 막말 파문과 공천 파동은 악재가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수영 공천 후보를 장예찬에서 부산진을에서 패배한 정연욱으로 갑작스럽게 변경했다. 수도권에서 지지세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데 대한 지도부의 초조함이 장예찬 후보의 공천박탈로 이어졌지만, 정작 후임 공천에서 부산 정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악수를 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도권과 전남에서 잇따라 ‘친명 공천’이라는 악재가 터져 나왔다. 이 사태는 결국 이낙연 등 주축 멤버들의 집단 탈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부산에서는 민주당 후보군이 국민의힘에 비해 상대적으로 협소한 것이 오히려 득이 됐다. 친명 후보로 평가받는 서은숙(부산진갑), 최택용(기장) 후보 등은 수년간 표밭을 단단히 다져와 공천 자격에 대한 논란이 없었다. 나머지 선거구에서도 비명계로 평가받는 박인영(금정) 후보가 경선을 통해 승리를 따냈고, 박성현(동래)과 홍순헌(해운대갑) 등 대표적인 비명 후보 역시 지역 내에서 대체 불가의 경쟁력을 보여왔던 터라 무난히 단수공천으로 이어졌다. 중앙당이 어수선한 사이 민주당 부산시당은 비명 강윤경(수영) 후보의 컷오프 논란 정도를 제외하면 큰 잡음 없이 공천 작업을 이어나갔다는 평가다. 최인호(사하갑), 전재수(북갑), 박재호(남) 등 3명의 현역 의원도 이변 없이 단수공천을 받아 상임위원장급인 3선에 도전할 채비를 갖췄다.

국민의힘이 물갈이에 성공하며 신인에게 더 많은 기회를 배려했다면, 민주당은 여성 후보 비중을 높여 이들을 선거 전면에 내세웠다. 박영미(중영도), 이현(부산진을) 등 부산의 18개 선거구 중 6곳에 여성 후보를 공천했다.

다만,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공천 막판 악재가 터졌다. 야권 단일화 경선에 나섰던 이성문(연제) 후보가 진보당 노정현 후보에게 패하면서 지역구 1석의 후보 자리를 진보당에 내줬다. 진보당 입장에서는 야권 단일화 후보를 내세워 지역구 의석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녹색정의당에선 김영진(중영도) 부산시당 위원장이 부산에서 유일하게 지역구 도전장을 던졌다. 개혁신당은 오경석(중영도), 이재웅(동래), 배기석(북갑) 등 3곳에 후보를 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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