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 핵심 쟁점 오륙도선 트램 ‘선거 바람’에 흔들
사업비 증가 타당성 재조사 진행 중
박수영, 무빙워크·BRT 대안 제시
박재호, 공약 정상 추진 협조 요구
부산 남구에서 추진되는 ‘오륙도선 트램’이 ‘선거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오륙도선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 ‘탈락’ 가능성을 언급하며 ‘무빙워크’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륙도선을 핵심 공약으로 추진해온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은 박수영 의원의 지적에 대해 ‘잘못된 내용’이 있다며 정상적인 사업 추진에 협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륙도선을 둘러싼 두 의원의 ‘신경전’이 총선을 계기로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남구의 두 현역인 박수영, 박재호 의원은 그동안 ‘55보급창 남구 이전’ 등 지역 현안을 놓고 갈등을 보여왔다. 55보급창 남구 이전에 대해 박재호 의원은 강력 반대했고 박수영 의원은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국내 최초 무가선 저상트램 오륙도선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 역에서 이기대 어귀 삼거리까지 1.9㎞ 구간 건설이 추진 중이다. 오륙도선은 지난 총선에서 박재호 의원의 공약이어서 박수영 의원은 ‘소극적 대응’에 머물렀다. 그러나 선거구 조정으로 두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되면서 오륙도선이 핵심 쟁점이 되는 모습이다.
‘선제공격’은 박수영 의원이 나섰다. 그는 최근 SNS를 통해 오륙도선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켰다. 박수영 의원은 “복개천인 용호본동 도로가 트램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다”면서 “트램이 2개 차로를 차지하면 편도 1차로밖에 남지 않아 엄청난 교통 혼잡이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진행 중인 타당성(재) 조사에 대해서도 “법대로 해야 된다”면서 “타당성이 없다고 결론나면 빨리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타당성이 없어서 예산을 안 주겠다는데 ‘반드시 연결하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무책임하거나 희망고문을 연장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타당성 조사 탈락을 예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박수영 의원은 대안으로 트램 노선 변경, LG메트로시티~경성대 입구 무빙워크 설치, BRT(간선급행버스) 셔틀버스 운행 등을 제시했다.
박수영 의원이 오륙도선 건설을 비판하고 나서자 박재호 의원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재호 의원은 SNS를 통해 “트램은 철도와 달리 자동차 도로 위에 설치하므로 자동차가 다니면 트램도 다닐 수 있다”며 교통체증 가능성을 부인했다.
박수영 의원이 대안으로 제시한 무빙워크에 대해선 “혹시 내가 모르는 무빙워크 도입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경성대 입구 무빙워크 도입은 트램과 같은 도시철도와 별도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BRT에 대해선 “용호동 주민들과 토론회에서 주민 다수가 버스와 다르지 않은 BRT보다 도시철도 도입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박재호 의원은 “오륙도선은 ‘부산 남구의 KTX 사업’”이라며 “오륙도선 예산 확정 축하 플래카드를 건 분이 박수영 의원”이었다고 지적했다.
오륙도선은 사업비 증가로 지난해부터 ‘타당성 재조사’를 받고 있다. 부산시는 타당성 재조사 통과에 대비해 국비 확보에 나섰고 올해 국비 30억 원이 확보된 상태다. 그러나 해당 지역구 여야 의원이 사업 방향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향후 사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