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명 훌쩍 늘어나는 부산, 지역의료 위상 높아질까
서울대 의대 정원 넘어선 부산대
지역 거점대학 200명 시대 활짝
건물 신축 동아대, 미니 의대 탈피
고신대·인제대도 운영에 숨통 터
20일 오후 한덕수 국무총리가 의료 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위해 관계 장관들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회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20일 의대 정원 증원분 2000명 중 82%에 달하는 1639명을 서울·경기·인천을 제외한 비수도권에 배정하면서 지역 의료계는 지역의료·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부산 4개 의대는 기존 343명에서 45% 이상 늘어난 500명의 의대 증원을 확보하면서 대학 위상 강화는 물론 지역의료 역할을 더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부산, 대구 비해 61명 적어
부산 지역 4개 의대는 정부의 의대 증원분 2000명 중 157명을 배정받았다. 대학별로는 △부산대 75명(현 정원 125명) △동아대 51명(49명) △고신대 24명(76명) △인제대 7명(93명) 순이다. 이에 따라 부산 4개 의대의 2025학년도 모집 정원은 지난해 343명에서 500명으로 157명 늘어난다. 이는 대구 4개 의대(경북대·계명대·영남대·대구가톨릭대)가 기존 302명에서 520명으로 218명 늘어난 것에 비해 다소 적은 규모다.
지역별로는 △대구 218명(4곳) △충북 211명(2곳) △대전 201명(3곳) △경기 200명(3곳) △강원 165명(4곳) △인천 161명(2곳) △부산 157명(4곳) △충남 137명(2곳) △경남 124명(1곳) △전북 115명(2곳) △광주 100명(2곳) △울산 80명(1곳) △경북 71명(1곳) △제주 60명(1곳) 순이다.
정부는 이번 의대 정원 증원 배정에서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8개 대학에는 단 한 명도 배정하지 않았다.
■부산대, 지역 거점 대학 위상 강화
부산대와 동아대는 정부 의대 증원 결정 이후 최대 수혜 대학이 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됐다. 정부가 의대 증원분 상당수를 지역 거점 국립대와 정원 50명 미만의 ‘미니 의대’에 배정할 뜻을 밝히면서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부산대는 정부가 진행한 의대 증원 수요조사에서 현 정원 125명에서 125명을 추가한 250명을 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부산대는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125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나면서 대학 위상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부산대는 내년부터 경북대·경상국립대·전북대·전남대·충북대·충남대 등 지역 거점 대학과 함께 가장 많은 의대 정원을 뽑게 됐다. 부산대를 포함한 7개 지역 거점 대학의 2025학년도 모집 정원은 서울대(135명)를 넘어선다. 부산대는 20일 소속 의대 교수와의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 정부의 증원 결정에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동아대, 미니 의대 ‘탈피’
지역 대학들은 이번 정부 의대 증원에 적극 대비하면서 성과를 낳기도 했다. 이번에 정원 49명에서 100명으로 늘어난 동아대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동아대 측은 “부산 서구 구덕캠퍼스 의대 건물을 신축해 양질의 의대 정원을 배 이상 늘리더라도 의대 학생의 교육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아대 측은 1000개에 가까운 병상과 혈관질환센터·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만큼 의대 정원을 크게 늘려줄 것을 주장했다.
부산대·동아대와 더불어 부산 지역의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고신대와 인제대 역시 의대 정원이 늘어나며 의대 운영에 숨통을 텄다. 고신대와 인제대는 각각 24명과 7명의 정원을 추가 확보하며 정원을 100명으로 늘렸다. 고신대와 인제대는 정부의 의대 증원 수요 조사에서 20명가량 증원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인제대 측은 정부의 증원 발표 이후 “의대 인원이 늘어났지만, 더 나은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다. 고신대는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경남에서는 경상국립대가 현 정원(76명)보다 배 이상 많은 124명 늘어난 200명의 의대 학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울산 지역 유일한 의대인 울산대는 40명에서 80명이 늘어난 120명을 선발한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