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영사관 타격에 ‘저항의 축’ 발칵… 중동 불씨 최고조 우려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
알라히 장군 등 5~8명 숨져
이란 “이스라엘 모든 책임”
가자지구 밖 확전 고조 우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이 폭격당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중동 확전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란과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 중 가장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는 헤즈볼라는 이번 폭격이 이스라엘 소행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란의 보복에 동참할 것을 선언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이란 영토를 겨냥한 공격 행위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국제유가도 전운에 들썩이기 시작했다.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옆 영사관 건물은 1일(현지시간) 낮 12시 17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미사일 6발을 발사해 영사관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외신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인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와 레바논과 시리아의 쿠드스군 부사령관인 모하마드 하디 하지 라히미 장군, 이 지역의 군사작전을 책임지고 있는 호세인 아만 알라히 장군 등 5∼8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침략적인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그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있으며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에 따라 그러한 비난받을만한 행위에 단호한 대응을 취할 수 있는 합법적이고 고유한 권리를 지닌다”며 응징을 천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을 향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처벌 방식을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하자 이란 주도 ‘저항의 축’에 동참해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공격해 온 헤즈볼라도 성명을 내고 “이 범죄는 적이 처벌과 응징을 당하지 않고서는 지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요르단과 파키스탄도 각각 규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몰아세우고 유엔 안보리에 조치를 촉구했다.
이스라엘은 폭격했는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이스라엘 당국자 4명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을 감행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미국 CNN 방송에 “이곳은 영사관도, 대사관도 아니다, 다마스쿠스의 민간 건물로 위장한 쿠드스군의 군사 건물”이라고 주장했다.
CNN은 이란 영사관에 대한 공격은 가자지구 전쟁이 6개월 전 시작된 이래 가자 밖에서 확전 위험을 가장 고조시킨 사건이라면서 “결정적인 변화를 불러올 ‘마지막 지푸라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헤즈볼라 등 대리 세력을 내세워 이란과 교전하면서 직접적인 전쟁 개입을 꺼려왔다.
하지만 이란의 영토인 영사관이 노골적으로 타격받은 상황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기존의 기조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공격으로 사망한 자헤디 사령관은 이란의 국민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군 폭격으로 사망한 후 가장 주목받은 표적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