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장제원 불출마 전국구 부상… 지역 인지도 VS 선거 조직력 팽팽 [PK 격전지를 가다]
부산 사상 배재정 vs 김대식
3번째 도전 배 후보, 지역 밀착
문 전 대통령 방문도 표심 자극
김 후보, 지역·중앙 인맥 화려
3선 장 의원 지원은 ‘천군만마’
부산 사상은 국민의힘 현역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전국구 선거구로 관심을 모은다. 장 의원이 3선을 지낼 정도로 탄탄한 표밭을 놔두고 기득권 포기를 선언하며 무주공산이 된 까닭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 곳에서 19대 의원을 지낸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은 배재정 후보가 나선다.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이후 20대와 21대에 이어 3번째 지역구 도전이다. 조직력에서는 국민의힘에 밀리지만 오랫동안 지역에서 인지도를 다져온 것이 배 후보의 강점이다. 배 후보는 주민들로부터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했다. 장기간 지역에 천착해 유권자들과의 유대관계가 끈끈해졌다는 의미다. 그는 “사상은 민주당에겐 험지이자 살얼음판”이라며 “간절하고 겸손하게 주민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후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등을 지내 중앙과의 네트워크가 화려하다. 여기에다 불출마한 장 의원의 선거 조직과 지지세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두 사람은 연일 선거유세로 호흡을 맞추며 국민의힘 지역구 사수를 외치는 중이다. 오전 5시가 되기도 전에 집을 나서는 김 후보는 “김대식이 스무 명 정도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웃었다. 이어 그는 “사상 발전을 위한 큰 틀은 장 의원이 이미 짜둔 상태로 이제 12개 동 구석구석을 돌며 가려운 부분을 긁어줘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가 각각 문 전 대통령과 장 의원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에서 사상 선거는 후보 간의 대결보다 진영 간의 격돌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연일 이어진 장 의원의 지원 유세에 대항하듯 문 전 대통령도 1일 사상을 찾으며 화제를 낳았다. 사상은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공동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18~19일 사상 지역 유권자 5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자동응답 ARS 조사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초접전 지역으로 분류됐다. 배 후보는 46.0%, 김 후보는 46.3%의 지지율을 얻었다.
보수와 진보, 공고한 양측 진영의 지지세 사이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서는 중도표 확장이 급선무다. 배 후보는 “체감상 모든 동네 분들이 격려해 주셔서 어디가 낫고 덜하다는 구분이 없다”고 말하지만 김 후보는 “국민의힘 승리를 위해서는 주례동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 선거에서 모라동과 덕포동은 보수표가 많이 나오지만 주례동과 학장동 엄궁동에서는 야당 세가 강하다는 분석이 이루어진 상태다. 20대 총선 당시 장 의원은 배 후보를 상대로 사상구 모든 동에서 승리했지만 상대적으로 주례동에서는 표차가 적었다. 19대 선거에서도 배 후보가 유일하게 1위를 기록한 지역은 주례2동이었다.
김 후보는 “주례동은 경남정보대 총장을 지낸 내겐 친정 동네나 마찬가지고 특히나 주례2동은 젊은 입주민이 늘었다”면서 “앞서 밝힌 5조 원 규모의 사상 개발 공약이 상당 부분 준비되어 있고 이를 해낼 뒷심이 있다”고 말했다. 배 후보도 “진짜 이번에는 사상을 한 번 바꿔 달라고 유권자에게 애원하고 있다”며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을 지내며 국정운영에 참여해 본 경험은 정치력이 됐고, 정치력으로 사상구의 현안을 해결해 나갈 진짜 역량이 됐다”고 밝혔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