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국회의원 출신 재선 도전… 진보 VS 보수 표심 백중세
PK 막판 승부처 점검 - 울산 북
현역 의원 불출마로 무주공산
역대 선거 진보·보수 일진일퇴
박대동, 힘 있는 여당 지지 호소
윤종오, 단일화 후보 민생 강조
박재묵, 바닥권 민심 잡기 발품
“올드보이의 귀환이냐, 진보 정치의 부활이냐.”
현역 의원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울산 북에는 국민의힘 박대동(72) 후보와 진보당 윤종오(60) 후보, 무소속 박재묵(69) 후보가 표 대결에 나섰다. 사실상 전직 국회의원 출신인 박 후보와 윤 후보 맞대결이 치열하다. 울산 북이 보수와 진보의 상징적 승부처로 떠오른 것이다.
박 후보는 7일 화봉시장사거리에서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대본부장의 지원 유세에 동참하고 송정동과 농소3동 등을 누비며 막바지 표심 잡기에 구슬땀을 흘렸다. 박 후보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선 힘 있는 여당 후보가 필요하다”며 “이번 총선에서 제가 승리의 주역이 돼 북구 발전과 민생 도약, 또 정국 안정을 주도하겠다”고 호소했다. 박 후보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해 경제부처에서 30여 년간 일했으며 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윤 후보도 이날 농소1동과 천곡사거리 등에서 집중 유세를 하며 유권자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발품을 팔았다. 윤 후보는 “민주 개혁 진보세력의 야권 단일 후보로서 정권 심판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한평생 노동자로 살아오며 서민 생활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물가 폭탄 정권을 심판하고 민생을 살리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현대자동차 노동자 출신으로 구의원과 시의원, 북구청장에 이어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울산 북은 현대차 울산공장과 협력업체가 밀집한 ‘노동자 도시’로 선거 때마다 보수와 진보가 일진일퇴를 거듭한 지역구다. 평균 연령 39.8세의 울산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2018년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두각을 드러내 이상헌 의원이 21대까지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선 윤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민주당을 탈당한 이 의원을 누르고 승리하면서 다시 보수 대 진보 정당 대결 구도가 성사됐다.
울산 북은 지난 대선 때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을 0.07%포인트(95표) 차로 이긴 곳이다. 간발의 차이지만 영남에서 이 후보가 윤 대통령을 따돌린 유일한 곳이다. 보수 세가 약한 것도 아니다. 지방선거에서 같은 정당이 연달아 구청장을 배출한 적이 없을 정도로 정파 간 각축전이 치열하다. 현 북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판세는 여전히 종잡기 어려운 가운데 후보들은 저마다 승리를 자신하며 막판 기싸움을 이어갔다.
박 후보 캠프는 “우리가 백중 우세로 본다. 북구는 현재 인구는 느는 반면 기반 시설이 매우 부족하다. 박 후보가 도로망 확충이라든지 각종 지역 개발을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점에서 부동층의 마지막 표심까지 결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후보 캠프는 “윤 후보가 북구에서 구청장, 국회의원을 하며 공약 이행률이 매우 높았고, 서민 생활을 누구보다 잘 아는 후보다 보니까 유권자 반응이 좋다”며 “선거 후반으로 갈수록 정권 심판 열기도 모이고 있어 우리가 조금 우세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후보 모두 마지막까지 부동층의 표심을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승리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에도 무소속으로 총선에 출마한 현대자동차 출신 농업인 박재묵 후보도 북구 전역에 현수막을 붙이고 주민을 만나는 등 막판 유세에 주력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