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중구·진보 강한 영도 혼재 ‘오리무중’ 판세
PK 막판 승부처 점검 - 중영도
지지층 다변화 결과 예단 어려워
시민단체·공직생활 개인 이력 팽팽
기반 탄탄 시의원 등 지원군 막강
민생대전·지역발전 화두 승부수
더불어민주당 박영미, 국민의힘 조승환 후보가 맞붙는 부산 중영도는 고령층이 많아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중구와 제주·호남 출신이 다수 있어 진보세가 강한 영도가 함께 있는 선거구다. 그래서 이른바 ‘낙동강 벨트’와 함께 총선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중영도 선거구가 탄생한 이후 결과만 보면, 20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 김무성 후보가, 21대에서는 미래통합당 황보승희 후보가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중영도 표심이 여전히 친보수적 성향이 강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8년 전 40.74%에 불과하던 지지율을 4년 후인 2020년에는 44.91%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국민의힘이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후보 개인 면면을 봐도 팽팽한 대결이 예상된다. 박 후보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부산여성노동자회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0년여 동안 부산여성회 회장을 맡았고 시민사회단체에 계속해서 몸았으며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 원장, 한국자산관리공사 비상임이사 등 공공기관의 임원 등을 지냈다. 부산 시민사회에서 ‘증명된 일꾼’이다.
반면 조 후보는 고려대 법대 출신으로 3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영도구청에서부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30년이 넘도록 국가에 헌신한 그는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을 거쳐 윤석열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끝으로 고향 발전을 위해 중영도에 출마하며 새로운 길을 선택했다. 해양 정책 전문가로 미래 해양 중심도시 중영도를 이끌 적임자라는 게 조 후보 측 설명이다.
실제 여론도 어느 한 쪽의 손을 쉽사리 들어주지 않는 모양새다. 〈부산일보〉·부산MBC가 공동 의뢰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8~9일 중영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504명에게 지지 후보를 물은 결과, 조 후보(44.5%)와 박 후보(38.8%)의 지지율 격차는 5.7%포인트(P)로 오차범위 안으로 나타났다.
박영미, 조승환 후보를 돕는 지원군들 또한 지역 정가에서 상당한 정치력과 인지도를 갖춘 인사들로 평가돼 두 사람의 승부 예측은 더욱 어렵다. 박 후보와 경선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신 김비오 전 청와대 행정관은 중영도와 중앙 모두에서 기반을 탄탄하게 닦아온 인물이다. 또한 박 후보 곁에 있는 고대영 전 부산시의원과 강희은 중구의원 등도 부산 민주당 내 실력자로 꼽힌다. 조 후보의 정치 동지들도 만만치 않다. 선출직 도전이 이번이 처음인 조 후보의 비밀 병기는 공개 지지를 선언한 영도 출신의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이다. 안 의장은 영도에서만 내리 4선을 한 ‘영도맨’이자 ‘선거 베테랑’이다. 안 의장은 조 후보의 당내 경선을 앞두고 일찍이 그의 손을 맞잡으며 선거를 도와왔다.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필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박 후보는 “이번 선거는 누가 뭐라고 해도 ‘민생 대전’이다. 상대 당 후보와 싸우지 않겠다”며 “대통령과 싸우겠다. 중영도 주민들의 ‘민생’을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첫날부터 지역 발전에 매진할 수 있는, 중영도에 필요한 정책을 만들 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중영도와 대한민국 가치를 지킬 조승환에게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로 자세한 내용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