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문재인 고향 전국 관심… 6년 만에 ‘2강’ 리턴매치 [PK 막판 승부처 점검 - 거제]
진보 성향 노동자 전체 인구 70%
지난 7번 총선 보수 정당이 승리
민주 변광용·국힘 서일준 재대결
오차범위 내 엎치락뒤치락 승부
개혁신당 김범준 캐스팅보트 주목
경남 거제는 김영삼·문재인 전 대통령 고향이라는 상징성 탓에 선거 때마다 이목이 쏠리는 지역이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사업장이 있어 진보 성향 조선업 종사자들이 전체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데다, 시민 평균 영령도 42.8세로 경남(평균 46.1세)에서 가장 젊다.
그럼에도 지금 선거구로 바뀐 제15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총 7번의 총선에선 모두 보수 정당이 승리했다. 그만큼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한표 후보(44.19%)와 2위였던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43.47%) 간 득표율 차는 불과 0.72%포인트(P)에 불과했다.
직전 총선에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서일준 후보 50.89%, 민주당 문상모 후보 38.03%로 간극이 다시 벌어졌지만, 과거처럼 보수당 후보가 곧 당선을 보장하는 시절은 지났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번엔 보수 성향인 개혁신당 김범준 후보까지 가세해 섣불리 승자를 가늠하긴 힘든 상황이다.
이미 변 후보와 서 후보는 2018년 거제시장 선거에 한 차례 맞붙은 전력이 있다. 당시엔 변 후보가 6.83%P(8185표) 차로 승리했다. 이번 총선은 무대를 바꾼 6년 만의 리턴매치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선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이다. 김범준 후보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지만 2강 구도 초접전 양상에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각 후보 진영마다 당락을 가를 한 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권 심판’을 전면에 내세운 민주당 변광용(58) 후보는 당 안팎의 집중지원을 등에 업고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앞서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거제를 찾아 힘을 실었다.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은 두 차례 다녀갔고, 유은혜 전 교육부 장관, 우상호 전 원내대표, 이용우 국회의원도 1박 2일 일정으로 거제 곳곳을 누볐다. 이를 토대로 투표 전 이틀 간 48시간 집중 유세를 통해 승기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변 후보는 “시장 4년의 소중한 경험이 있다” “서민과 시민의 아픔을 보듬으며 경제와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현 정부 정권 들어 제대로 된 조선업 정책이 펼쳐지지 않았다”며 “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시작으로 조선업이 더 내실 있고 탄탄하게 성장할 발판을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서일준(58) 후보는 ‘민주당 심판론’으로 맞불을 놨다. 서 후보는 “2018년 지방선거 때 압도적으로 민주당 후보를 선택했다. 하지만 무엇으로 돌아왔나. 민주당 정권은 지역의 소중한 자산이 대우조선해양을 팔아먹으려 했다”면서 “누가 누구를 심판하나. 심판받아야 할 대상은 현 정권이 아닌 민주당”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전임 시장으로서 하나도 안 한 사람이 국회의원 때 하겠다고 한다”고 꼬집으며 “지난 4년 국회의원으로 최선을 다했다. 거제 발전을 위해 다시 한번 서일준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주말엔 부·울·경 지원유세에 나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지지자 결집에 집중했다. 한 위원장은 “서일준 후보만큼 거제에 애정 있고 실력과 전문성 있는 사람이 없다”면서 “그처럼 노력만으로 봉사하고 땀 흘릴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김범준(55) 후보는 당 1호 영입 인재로 ‘인물론’을 부각했다. 김 후보는 “그저 색깔만 보고 빨간색, 파란색을 찍는 선거가 아니다. 거제를 키울, 거제의 미래를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