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현역 소수점 격차 초접전… 밑바닥 민심 관건 [PK 막판 승부처 점검 - 부산 남구]
부산일보 2~3차 여론조사서 1승 1패
당선 가능성은 국힘 박수영 앞서
민주 박재호 지역 밀착 승부 전략
여야 중도 확장·지지층 결집 총력
산은 부산 이전 놓고 신경전 치열
부산 남구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에 따른 합구가 이뤄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보수 진영 텃밭이었던 남갑 선거구에 20대 총선부터 더불어민주당이 깃발을 꽂은 남을 선거구가 합쳐지면서다. 이번 4·10 총선에서 남구갑·을 현역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와 민주당 박재호 후보가 맞붙으면서 둘 중 하나는 ‘배지’를 내려놓게 된다.
선거를 하루 앞두고 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도 남은 판세를 ‘안갯속’이라 표현한다. 잇단 여론조사에서 양측의 ‘벼랑 끝 초접전’이 지속하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든 탓이다. 인지도와 ‘현역 프리미엄’으로 중무장한 이들의 승패는 결국 드러나지 않았던 밑바닥 표심으로 갈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박재호 후보는 남을 선거구에서 50.50%를 기록하며 미래통합당 이언주(48.74%) 후보를 꺾었다. 남갑에서 박수영 후보는 53.57%로, 42.53%의 민주당 강준석 후보를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지난 총선 남구갑·을 여야 표차를 보면 이번 4·10 총선 남구는 국민의힘에 비교적 유리한 지역으로 읽힌다. 하지만 현재 흐름은 그렇지 않다. 소수점 격차로 ‘벼랑 끝 초접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19일 진행된 〈부산일보〉 2차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박재호 후보가 48.9%의 지지율을 얻으며 박수영 후보(43.9%)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바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2주 뒤인 이달 1~2일 진행한 〈부산일보〉 3차 조사에선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가 가상대결에서 47.2%의 지지율을 보이며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P)) 내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46.3%)를 앞섰다. 양측의 지지율 격차는 0.9%포인트(P)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국민의힘 박수영 후보가 48.7%로 민주당 박재호 후보(46.0%)에 비해 조금 높게 나왔다. 남구 1권역(대연제4·5·6동, 용당동, 감만제1·2동, 우암동, 문현제1·2·3·4동)과 2권역(대연제1·3동, 용호제1·2·3·4동) 모두에서 국민의힘 지지 비율이 높았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8%, 민주당 30.5%로 나타났다.
권역별 조사와 정당 지지도 모두 여당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뚫고 선전하는 박재호 후보 지지율에 국민의힘도 낙관할 순 없는 상황이다. 박재호 후보는 지역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친화력이 최대 무기로, 지역 밀착형 스타일에 가깝다. 그는 20대부터 시작한 오랜 정치 경력을 내세운다. 박수영 후보는 화려한 커리어를 앞세운 엘리트 관료 출신이다. ‘친윤(친윤석열)계’로 꼽히는 박수영 후보는 초선임에도 이례적으로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는 등 중앙 정치권 존재감도 상당하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은 중도층 확장과 함께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박수영 후보는 최근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해 민주당 후보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당이 산은 부산 이전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것으로, 부산 남구 핵심 현안에 대한 주도권 확장 차원이다.
박재호 후보는 이에 정부 국정 과제임에도 해결하지 못하는 ‘여당 책임’을 주장하며 맞받았다. 그는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면서 표심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박재호 후보는 “말로만 떠들지 않고 결과로 보여주겠다. 진심은 반드시 통한다”고 총선 승리 각오를 밝혔다. 박수영 후보 역시 “남구의 해결사로 지역 발전에 추진력을 붙여야 한다. 대한민국과 남구를 지키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여론조사는 부산MBC와 공동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남구 유권자 509명을 대상,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참조.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