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훈풍에 돛 단 부울경 기업
선박가격 14년 만에 최고
상장사 작년 순익 3배 증가
원자력·방산 기업도 호황
부산·울산·경남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난해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최대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이 전 세계 수주량 1위를 탈환하는 등 ‘슈퍼사이클’에 진입하고 원자력, 방산 기업의 선전이 지역 전반의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23년 결산실적’에 따르면 부울경 지역 코스피 상장사 74개 사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4조 9167억 원으로 2022년 1조 5550억 원보다 216%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조 6814억 원으로 2022년 같은 기간 4조 6786억 원보다 43% 올랐다. 당기순이익 상위 5개 기업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769억 원, BNK금융지주 6789억 원, 두산에너빌리티 5175억 원, KG케미칼 3507억 원, DN오토모티브 2834억 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부울경 코스닥 상장사 74곳도 코스피 상장사와 마찬가지로 실적 개선세를 나타냈다. 이들 기업의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5566억 원으로 2022년 2683억 원에서 1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234억 원으로 2022년 7621억 원에서 21% 올랐다.
이 같은 실적은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전체와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전체 코스피 705개 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457조 1191억 원이었다. 2022년보다 2.05%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4.96% 감소한 39조 5812억 원이었다. 코스닥 1146곳의 매출액(연결 기준)은 2022년 대비 1.20% 늘어난 260조 4556억 원이었다. 부울경 지역의 이 같은 실적은 자동차부품, 철강, 방산 등으로 대표되는 지역 산업 구조 특성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중에서도 조선업은 새로 발주되는 선박 가격의 지표인 신조선가가 14년 만에 최고값을 기록하고, 수주량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역대급 호황을 맞고 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