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온산항 정박 화물선서 980억 원 어치 코카인 적발
청소 잠수부가 “수상한 물체 있다” 신고
무게 28kg…93만 명 동시 투약 가능
당국 “국제마약조직 소행인 듯” 수사 중
울산 온산항 부두에 정박한 한 화물선에서 대량의 밀수 코카인이 발견됐다.
10일 울산세관 등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께 울산 온산항 제3부두에서 “수상한 물체가 있다”는 한 잠수부의 신고가 들어왔다.
잠수부가 화물선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다가 해수 흡입구인 ‘씨체스트’에서 수상한 물체를 건져 올린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세관이 뜯어 보니 마약인 코카인이 들어 있었다.
무게는 28kg. 한꺼번에 93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가로 980억 원 어치에 달한다.
누군가 몰래 사전에 약속된 장소에 마약을 넣어 둔 것으로 보이는데, UN마약사무소가 ‘기생충’이라고 이름붙인 신종 밀반입 수법이다.
해당 선박은 싱가포르 국적 2만 4000t급 일반 화물선인 A 호로 멕시코에서 출항해 미국과 캐나다를 거쳐 지난 5일 울산항에 입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 목적지는 뉴질랜드였다.
선박에 한국인 선원은 없었으며, 외국인 선원만 10여 명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세관은 이번에 울산에서 발견된 코카인이 올해 1월 부산신항에서 적발된 대량의 코카인과 포장 형태가 비슷한 점으로 미뤄 국제 마약밀매조직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반입 경로 등을 추적하고 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