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내車 판매량 RV가 ‘싹쓸이’
내수 불황에 고가 세단 판매 주춤
올해 1분기(1~3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밴 등 RV(레저용차)가 상위권 판매 순위를 싹쓸이했다. ‘톱(TOP) 5’에서 빠지지 않던 현대차의 그랜저가 6위에 머무르며, 톱5에 세단은 없었다. 소위 ‘아빠차’로 통하는 크고 활동성을 갖춘 차종에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1분기 베스트셀링카(상용차 포함) 1∼4위는 기아 쏘렌토(2만 6929대), 현대차 싼타페(2만 3313대), 기아 카니발(2만 2681대), 기아 스포티지(1만 9661대) 순이었다. 이들 모두 하이브리드 모델이 있는 차종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5위는 국내 1t 트럭 시장의 대표 차종인 현대차 포터(1만 9314대)였다.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것도 포터의 판매를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기준으로 최근 5년간 국내 판매량 5위 안에 세단 차량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처음이다. 2020년에는 현대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기아 중형 세단 K5, 현대차 중형 세단 쏘나타가 톱5에 들었고, 이후 3년간 그랜저와 현대차 준중형 세단 아반떼, 제네시스 준대형 세단 G80 등이 번갈아 가며 판매량 5위 안에 1∼2차례 포함됐다.
지난해 ‘베스트셀링카’에 뽑혔던 그랜저마저 1분기 국내에서 1만 3698대의 판매량으로 6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2만 9864대와 비교해 54.1%(1만 6166대) 줄어든 것이다. 그랜저 판매가 저조한 것은 올해 초 충남 아산공장이 전기차 생산설비 공사를 위해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한 점이 꼽힌다.
판매량 7위는 제네시스 SUV인 GV80(1만 3552대), 8위 기아 레이(1만 2794대), 9위 기아 셀토스(1만 2659대)였다. 10위는 제네시스 세단 G80(1만 2048대)로 집계됐다. ‘톱10’에 세단 차량은 그랜저와 G80 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대형 승용차의 판매가 전년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