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당선인] ‘범진보 단일화 승리’ 공식 깨고 금배지 차지한 허성무
진보 표 분산에도 0.68% 신승
정의와 단일화 없이 이룬 성과
심판·인물론에 처음 민주 당선
“지역 현안·의제 해결에 최선”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범진보 단일화 승리’ 공식이 깨졌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창원성산구는 진보 표가 쪼개져 ‘3파전’으로 치러졌으나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선인을 배출하는 이변을 만들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창원시 성산구 유권자 20만 8594명 중 14만 7087명이 투표해 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46.38%(6만 7489표)를 받아 45.70%(6만 6507표)를 얻은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를 0.68%포인트(P) 차로 따돌렸다.
직전 총선에서 30% 넘게 득표했던 녹색정의당 여영국 후보는 7.91%(1만 1511표)로, 한자리대로 떨어졌다.
성산구는 보수와 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번갈아 차지하는 격전지다. 판세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당연 후보 단일화 여부다. 한쪽으로 표를 몰아주면 진보 후보가 낙선한다는 인식이 깊게 자리 잡고 있다.
앞선 선거만 봐도 알 수 있다. 선거구 개편 이후 2012년부터 치러진 4차례 선거(보궐선거 포함)를 살펴보면 범진보 단일화가 이뤄진 2번(2016년·2019년)은 진보 정당이 이겼으나 그렇지 않은 2번(2012년·2020년)은 보수 정당이 금배지를 차지했다. 그간 단일화 여부가 선거 결과의 가늠자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선거 역시 초반부터 진보 진영의 단일화가 활발히 논의됐다. 허 후보는 진보당 이영곤 후보와 단일화를 이룬 뒤 여 후보까지 포섭하려 했으나 끝내 성과를 내진 못했다. 표가 분산돼 불리한 상황임에도 허 후보는 꿋꿋이 선전했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진보 승리를 위해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에게 자리를 양보해 사퇴했다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출마해 창원시장에 뽑혀 지역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졌다. 시장 재선에 도전했으나 실패하고 이번에 다시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정권 심판론에다 인물 교체 당위성 등을 앞세워 단일화 없이 우뚝 섰다. 특히 민주당계 후보로 창원시장과 성산구 당선은 역대 처음이다.
‘2관왕’을 달성한 허 후보는 “국민의 분노가 정권 심판으로 집결했다. 저의 승리는 대한민국과 창원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과 창원시민께서 만들어주신 위대한 승리다”면서 “눈물겨운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오직 하나뿐이라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우리지역의 현안과 의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성산구민 여러분과 함께 의논하고 함께하겠다. 늘 격려와 더불어 채찍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