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이재명 ‘탄탄대로’, 추락 한동훈 ‘와신상담’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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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주자 정치 기상도

당권 장악 이, 대권 도전 청신호
사법리스크 현실화 땐 내분 우려
급부상 조국, 이재명 대체재 각인

치명상 입은 한, 회복 시간 걸려
안철수·나경원도 후일 도모 분석

제22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분당갑 안철수(왼쪽부터) 후보와 서울 동작을 나경원 후보가 11일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대검찰청 앞에서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김건희 여사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제22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분당갑 안철수(왼쪽부터) 후보와 서울 동작을 나경원 후보가 11일 당선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대검찰청 앞에서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김건희 여사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연합뉴스

4·10 총선으로 여야 ‘대권 주자’들의 정치적 위상이 급변했다. ‘공천 갈등’ 등으로 지도력 위기에 몰렸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대권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 등도 총선 이후 대권 주자 위상이 강화됐다. 반면 국민의힘에서 차기 대권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재판 등 사법리스크로 흔들리던 이 대표의 경우 이번 총선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그는 ‘친명(친이재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당을 완전한 ‘친명 체제’로 바꿔놓았다. 대권 경쟁자로 분류됐던 이낙연 전 대표는 탈당했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박용진 의원은 ‘컷오프’로 ‘정리’됐다.

특히 친문(친문재인)계 다수가 원외로 밀려나면서 당내에서 이 대표를 위협한 세력은 사실상 사라졌다. 이 대표의 장악력이 높아지면서 민주당에서는 8월 전당대회에서도 친명 지도부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 대표는 당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상태에서 3년 뒤 대선을 준비할 수 있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어 법원에 의해 대권 도전이 막힐 수 있다. 민주당 비명계에서도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로 구속될 경우 친명 체제는 급격하게 붕괴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야권에선 ‘비례 돌풍’을 일으킨 조 대표도 대권 주자로 발돋움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보수 텃밭 부산에서도 더불어민주연합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조 대표가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이재명 대체재’로 대권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조 대표 역시 이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어 한계가 분명하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2심에 대한 상고를 앞둔 조 대표가 만약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하면 대권 도전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간판을 잃은 조국혁신당도 정치적 기반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던 한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 한 비대위원장은 총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였으나 당을 승리로 이끌지 못했다. 개인적인 인기가 총선 결과로 이어지지 않은 데다 최대 강점이었던 ‘신선한 이미지’도 소모됐다.

위기에 몰린 한 비대위원장은 11일 비대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정치는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저는 제가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그동안 총선 뒤 유학설 등을 일축하며 공적 영역에서의 봉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총선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에선 안철수 의원이 대권 주자로 재부상하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경기 성남갑에서 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누르고 4선 고지를 밟았다. 안 의원은 대권 도전에 앞서 다시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비윤(비윤석열)계인 안 의원은 특히 ‘당내 대안세력’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그는 총선 결과가 나오자 곧바로 “당정 혁신”을 주장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정은 민심을 받들어 전면 혁신에 나서야 한다”며 “총선 참패 원인을 제공한 당정의 핵심관계자들의 성찰과 건설적 당정 관계 구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특히 윤 대통령이 직접 이끌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1년 유예’를 공개 건의했다. 의사 출신으로 그간 정부와 의료계 사이 중재 노력을 해온 안 의원은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단계적 증원 방침을 정해 국민들의 분노에 화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선 4년 만에 국회로 복귀한 나경원 당선인도 대권 주자로 꼽힌다. 나 당선인은 서울 출신의 5선 중진 여성이라는 상징성이 강한 데다 대중적인 인지도도 높아서 대권 레이스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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