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에서 뿌리내리며 IT 인재 키워가고 싶어요” 이현호 글로벌탑넷 대표
특성화고 출신으로 IT 벤처 기업 이끌어
금정구에 본사, 7년 차 스타트업
“10년 안에 수익 10조 원이 목표”
“부산 등 전국에서 데이터센터나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관련 비즈니스 모델이 계속 나올 겁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 회사가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전해 나갈 계획입니다.”
부산 금정구의 ‘글로벌탑넷’ 이현호(31) 대표. 그는 자신의 소명이 ‘창업’이라며 종횡무진하고 있는 부산의 기업가다.
글로벌탑넷은 부산 금정구에 본사를 두고, 2017년 설립해 현재 7년 차 스타트업이다. 약 80종 서버를 자체 개발했고 이 가운데 31종을 조달 등록해 다수 공급자 계약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서버 개발 공급과 함께 서버 가상화, 클라우드 환경 구성 등 IT 인프라 구축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 대표는 부산 남구 문현동 대양공고에서 정보통신을 공부하면서, 프로그램과 통신에 대한 지식을 쌓은 것과 군대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서버 장비를 많이 다뤘던 경험을 토대로 회사를 설립했다. 특히 ‘서버(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컴퓨터 시스템)’가 중심 아이템이다.
“2018년부터 홈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시작했는데, 초창기에는 일이 없어 직원 2명의 월급조차 못 줬습니다. 그러던 중 외국에서 생산하는 서버의 국산화에 관심을 가져 장비의 국산화에 집중했습니다.”
그는 “시제품을 완성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그때 코로나19가 터졌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세계적으로 비대면을 온라인 공간 등에서 실현하려면 전산 등을 처리하기 위한 서버가 많이 필요했는데 그것이 호재가 됐다”고 크게 웃었다.
“저 같은 특성화고 출신 ‘흙수저’도 꿈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IT 벤처 기업의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모교에서 매년 특강을 진행하면서 회사의 실습생으로 후배를 채용하고 있어요. 제가 다닌 초등학교 축구부에도 매년 500만 원씩 기부도 합니다.”
그는 서버 제조·판매 외에도 인공지능·클라우드 플랫폼, 블록체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글로벌탑넷은 LG 유플러스 등 대기업과도 협업하게 되며 급속도로 성장하게 됐다. 베트남과 우즈베키스탄에 수출 계약도 진행되고 있다. 또한 사업 다각화를 위해 홍콩법인 설립을 하였으며, 블록체인 산업에도 뛰어 들었다.
현재 글로벌탑넷의 청사진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결합한 ‘서버’이지만 △IT 장비 개발 △IT 장비 수출 △클라우드 백업솔루션 △블록체인 등으로 다각화를 준비하고 있다.
“한 가지의 상품이 영원하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회사에는 최소 세 가지 정도의 상품이 필요합니다. 어느 시점에 어떤 제품이 터질지는 모릅니다. 안주하기보다는,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T 기업으로서 수도권 이전이 좋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고향 ‘부산’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드러냈다.
그는 “언젠가 서울에도 진출하겠지만, 부산에서 탄탄하게 뿌리를 내리고 해외나 다른 지역으로 진출하고 싶다. 대양고등학교 산학협력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회사에 모교 후배 실습생을 매년 채용해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는데 너무 보람이 있다”며 “부산에서 후배도 양성해 지역 IT 인재를 키워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국립부경대학교 대학원 공학박사 과정 재학생이다. 사업과 동시에 학업에도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는 ‘부산 대표 기업’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는 부산 대표 창업기업 ‘브라이트 클럽’으로 선정됐으며, 중소벤처기업부 ‘신진연구자 인건비’ 사업과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 선정됐다. 또 부산시 교육감 표창, 한국산업융합학회 우수 논문상,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표창, 앞서 2022년에는 부산경제진흥원장 표창과 고용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현재 (사)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부산울산지회 이사, (사)부산방송영상포럼 이사, (사)부산청년정책연구원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대표의 앞으로 목표는 뭘까. “우리 회사를 계열사도 있는 대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10년 안에 10조 원 규모의 그룹으로 키워내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성할 기자 sh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