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PO 원정서 ‘1승 1패’ 부산 KCC “3·4차전 안방에서 끝낸다”
2차전 DB에 71-80 패 ‘승부 원점’
라건아 홀로 27득점 13R 맹활약
알리제 존슨, 부상 공백 뼈아파
19·21일 사직체육관서 맞대결
5위팀 챔프전 진출하면 새 역사
‘봄 농구’ 파죽의 4연승을 달리던 부산 KCC의 기세가 원주 DB에 일격을 당하며 한풀 꺾였다. KCC는 지난 17일 프로농구(KBL) 4강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접전 끝에 DB에 9점 차로 무릎을 꿇었다. 라건아 홀로 고군분투한 KCC는 알리제 드숀 존슨의 부상 공백이 뼈아팠다.
KCC는 1차전 승리 기운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두며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부산에서 치르는 3·4차전은 홈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대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KCC가 안방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면, KBL 역대 최초로 정규리그 5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쓴다.
KCC는 이날 오후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KBL 4강 PO 2차전 DB와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에 71-80으로 패했다. 경기에 앞서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밝힌 KCC 전창진 감독은 1차전과 마찬가지로 맞불을 놓았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2명이 번갈아 코트를 누빈 DB와 달리 라건아 혼자 뛴 KCC에겐 존슨의 부재가 컸다. 라건아는 38분 가까이 코트를 누비며 27점 13리바운드로 맹활약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DB는 디드릭 로슨이 32점을 퍼부었고, 1차전 2득점으로 부진했던 김종규도 14점 11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DB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43-29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KCC의 돌풍을 잠재웠다.
이날 KCC는 1쿼터 라건아와 최준용의 연속 득점으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DB의 압박 수비에 연달아 실책을 범하며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다.
16-19로 뒤진 채 맞은 2쿼터에서 KCC가 다시 역전에 성공하며 양 팀은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2쿼터 막판 DB 강상재에게 3점슛, 김종규에게 연속 득점을 허용한 KCC는 36-42로 리드를 더 내준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KCC는 3쿼터에만 라건아가 14득점을 하며 DB를 59-60까지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4쿼터 시작과 함께 연속 실점하며 조금씩 힘을 잃었고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두 자리 점수 차까지 벌어지며 승기가 DB쪽으로 기울었다. DB는 막판 로슨이 외곽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CC는 특히 공격리바운드에서 9-22로 밀린 데다, 3점슛도 5개(성공률 23%)에 그치며 DB에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역대 4강 PO에서 1차전 승리 뒤 2차전에서 패배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건 21차례 중 11번이다.
라건아는 이날 역대 PO 득점 3위(1415점)에 올랐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전창진 감독은 “원주에서 1승 1패는 성공이라고 본다. 상대가 정신 무장이 잘 됐고, 우리는 거기에 못 미쳐서 졌다고 생각한다”며 “상대 수비가 원체 강했다. 우리가 조금 밀렸는데, 3차전은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하루만 쉬고 다시 맞붙어야 하는 두 팀 모두 전술·전략에 앞서 체력 회복이 관건이다. 특히 KCC는 존슨의 출전이 불투명해, 다시 한 번 라건아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CC 구단 관계자는 존슨에 대해 “붓기도 좀 빠지고 호전은 되고 있는데, 계속 지켜봐야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KCC와 DB는 19일 오후 7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3차전, 21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