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심점 없는 국힘, PK 김태호 역할론 주목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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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서 윤 대통령 지원
친윤계 당 장악 행보에 거리
친윤·비윤 아우르는 적임자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지난 주 국회에서 중진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지난 주 국회에서 중진 당선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4·10 총선 이후 지도부 공백 속에 이렇다 할 ‘구심점’이 없는 국민의힘 내에서 4선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의 역할이 주목 받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이번에 당 지도부의 요청에 따라 수도권과 함께 최대 접전지로 꼽혔던 ‘낙동강 벨트’의 핵심인 경남 양산을로 급하게 차출됐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주자’ 중 한 사람인 현역 김두관 의원을 이겼다. 1998년 경남도의원 선거를 시작으로 총 9번의 선거에 나서 8번 승리한 ‘선거의 달인’답게 또 한번 경쟁력을 입증하며 차기 대권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총선 이후 변화한 당내 지형도 김 의원의 존재감을 두드러지게 만드는 배경이다. 수도권과 함께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인 PK는 전체 40석 중 절반 가까이 접전지로 분류됐지만, 막판 보수 결집을 이끌어내며 여당의 ‘개헌 저지선’ 확보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여권 내 PK 정치권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것이다.

이와 관련, 전국적인 총선 참패 이후 당내에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와 영남에 다수 포진한 친윤(친윤석열) 주류 간 총선 결과에 대한 평가, 차기 지도체제 등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의 당선을 적극 도왔지만, 이후 친윤계의 당 장악 행보와는 거리를 뒀다. 대신 그는 당 안팎의 전문가들을 만나며 정책 역량을 키워오는 데 주력했다. 친윤계이지만 ‘영남 주류’ 비판에서는 자유로운 김 의원이 자중지란에 빠진 당의 위기를 질서 있게 수습하는 데 적임이라는 말이 나온다. 당내 역학관계로 보더라도 당내 절대 다수인 친윤계가 이른바 ‘직계’를 내세우기도, 비주류를 수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차기 ‘잠룡’이면서 계파 색이 약한 김 의원을 ‘대안’으로 여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의원 역시 총선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 여러분이 멈추라고 할 그때까지 변화하고 혁신하겠다”며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국민의힘이 될 수 있게 어떤 노력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을 통해 사실상 ‘부산권’으로 지역구를 옮긴 김 의원은 “앞으로 부산, 울산 의원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해 나갈 계획”이라며 PK(부산·울산·경남)에서 역할 강화도 예고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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