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만 6000원 이상 쓰면 동백패스, 이하면 K패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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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캐시백 혜택 내세운 K패스
경기·인천패스와 연계해 서비스
동백패스와 연계 작업은 ‘하세월’
사업구조 달라 논의도 가시밭길
대중교통 이용 횟수에 혜택 갈려
많으면 동백, 적으면 K패스 유리

내달 K패스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동백패스와의 연계가 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출근길 모습. 부산일보DB 내달 K패스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동백패스와의 연계가 되지 않아 이용자들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출근길 모습. 부산일보DB

전국 어디서든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 시 일정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는 K패스 도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부산시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동백패스’와의 연계 작업은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시와 국토교통부는 연계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사업 구조가 다른 까닭에 연계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당장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K패스와 기존 동백패스를 두고 어떤 것을 이용하는 게 더 유리한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면 동백패스, 적게 이용하면 K패스가 유리하다.

■K패스와 동백패스 차이는

K패스는 기본적으로 이용 횟수를 기준으로 한다. 월 15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출 금액의 일정비율을 다음 달에 현금으로 돌려받는 구조다. 대중교통의 종류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광역버스, 지하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대상이다. 전국 어디에서 사용하든 제한을 두지 않는다.

환급 금액은 지출 금액에 따라 일반인은 20%, 청년층은 30%, 저소득층은 53%다. 월 한도는 60회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부산의 경우 기본 요금 1550원인 시내버스를 15회 이용할 경우, 2만 3250원의 20%인 4650원을 돌려받는다. 청년의 경우 금액의 30%인 6975원을 돌려받으며, 저소득층은 1만 2322원을 돌려받는다. K패스의 협업 카드사는 국민, 농협 등 10개사다. 혜택을 받으려면 K패스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난해 8월 출시된 동백패스는 대중교통 4만 5000원 이상 이용 시 초과금을 동백전으로 돌려받는 방식이다. 월 9만 원 이용 한도가 정해져 있어, 환급 금액은 최대 4만 5000원이다. 부산지역화폐와 연계돼 있다 보니, 부산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도시철도, 경전철 등에서만 사용 가능하다. 경남 김해나 양산 등 부산과 인접한 지역에서 통근·통학 시 사용할 경우, 결제는 가능하나 혜택 금액으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카드사는 부산은행, 하나카드, 농협은행에서만 발급 가능하며, 삼성페이 등 모바일 결제 시에는 실적이 인정되지 않아 실물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또 계좌 환급이 아닌 동백전 지원금으로 환급이 되는 만큼, 사용처가 제한된다는 한계도 있다.

■동백패스 이용자 이탈 우려

동백패스를 통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4만 5000원이라는 이용 금액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일상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혜택을 보기 어렵다.

버스 기본 요금 1550원을 기준으로 보면, 4만 5000원 기준을 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30회 이상 이용해야 한다. 동백패스를 발급받은 직장인 한 모(36) 씨는 “지난해에 동백패스 카드를 발급 받아 사용해 봤지만 휴무나 출장, 불가피하게 자차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 등이 생기다보니 기준 금액을 넘기가 생각보다 어려웠다. K패스가 시행되면 K패스를 이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백패스 가입자는 지난 21일 기준 42만 2000명이다. 환급 인원은 지난해 9월까지 10만 명 미만에 그쳤으나, 부산 대중교통 요금이 오른 지난해 10월부터는 10만 명을 넘겼다. 지난달에는 개학·개강 등 여파로 환급 인원이 20만 명을 넘겼다. 현재 가입자 수와 환급 인원이 늘어나는 추세이나, K패스가 시행되면 이용자 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일반인의 경우, 월 5만 6000원 이하로 대중 교통을 이용할 경우 K패스가 유리한 상황이다. 이 경우 동백패스로는 1만 1000원을 돌려받지만, K패스로는 1만 1200원을 할인받는다. 만약 대중교통 요금이 5만 7000원을 넘어가면 동백패스를 통해 받는 금액이 더 커진다. 청년층의 경우 6만 5000원 이상 사용 시 동백패스가 유리한 조건이다.

시와 국토부는 동백패스와 K패스를 연계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나, 실제 연계가 이뤄지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동백패스와 K패스의 지원 구조가 다른 만큼, 시스템을 연계하는 작업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반면, K패스와 유사한 사업 구조를 가진 The경기패스와 인천I패스는 다음 달 부터 연계가 가능하다. 동백패스와 K패스 간 연계가 늦어지는 만큼, 동백패스 이용자들의 이탈율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엄연히 따지면 별개의 사업인데 이를 연계하기 위해 국토부와 계속 머리를 맞대고 있다. K패스 도입 이후에 안정성을 본 뒤에 연계 가능한 방안을 찾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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