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재검토 없인 협상 없다” 더 강경한 의협, 더 멀어진 대화 테이블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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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파 임현택 의협 회장 등판
정부 “스텐트 수가 인상” 제시
부산선 ‘주1회 휴진’ 아직 없어

29일 오전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이 병원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의사 가운을 두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병원 대강당에서 이 병원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의사 가운을 두고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차기 회장이 ‘의과대학 증원 백지화’ 입장을 고수하면서 의료계와 정부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분위기다. 부산 의대 교수들은 공식적인 움직임을 예고하지 않았지만, 전국 상급종합병원 곳곳에선 ‘주 1회 휴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중증심장질환 중재시술 등에 대한 수가를 확대하겠다며 의사들에게 대화에 나서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은 지난 28일 서울에서 열린 제76차 의협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정부가 의대 2000명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을 백지화해야 의료계는 원점에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어떠한 협상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의료계 ‘강경파’로 분류되는 임 회장은 29일에도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다음 달 1일 공식 임기가 시작되면 강력 투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대형병원을 포함한 전국 곳곳에 근무하는 교수들은 주 1회 휴진으로 정부 압박에 나선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이달 30일,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다음 달 3일 휴진을 결정했다. 삼성서울병원은 교수들이 진료와 수술이 없는 날에 쉴 전망이다. 각 의대 교수 비대위 결정에 따라 휴진 동참 여부는 자율적으로 정한다.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도 동참하기로 했지만, 부산 대학병원 교수들은 공식적인 휴진을 예고하지 않았다. 부산대병원·동아대병원·부산백병원·해운대백병원 측은 의대 교수들이 단체로 주 1회 휴진에 동참하는 움직임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29일 밝혔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휴진을 신청할 순 있지만, 서울처럼 휴진일을 정한 뒤 세미나를 여는 등의 움직임은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이날 중증심장질환 중재시술 등에 대한 수가를 높이겠다고 발표하며 의사들에게 대화 테이블에 앉아 달라고 거듭 요구했다. 중증심장질환 중재시술은 급성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때 스텐트 삽입술이나 풍선 확장술로 심장 혈관을 뚫는 고위험·고난도 의료 행위다.

정부는 업무 강도 등에 따라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일반시술 1.5배 수가를 적용하는 응급시술 대상을 확대한다. 기존에는 급성 심근경색증이 명확하거나 활력 징후가 불안정한 경우만 인정했지만, 응급 시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4시간 안에 시행하는 경우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심장혈관 중재술은 기존 혈관 2개에서 4개까지 수가 산정 범위를 확대하고, 시술 수가도 최대 130%에서 270%로 인상할 예정이다. 올해 6월부터 적용될 사안들이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개선 대책 마련을 위해 의사 여러분들이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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