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우승을 부탁해” 부산 KCC ‘안방’ 사직실내체육관 확 바뀐다
시비 31억 원 들여 시설 개선 추진
주경기장 바닥, 가변 좌석 등 교체
대형전광판 설치, 매점도 운영키로
박형준 시장, 현장 방문 직접 챙겨
“새 단장한 경기장서 더 높이 날길”
부산지역 프로스포츠팀으로는 27년 만에 시민들에게 우승컵을 안겨준 프로농구 부산 KCC 이지스의 ‘안방’이 내년 시즌 전까지 새롭게 탈바꿈한다.
부산시는 시비 31억 원을 들여 KCC 홈 구장인 사직실내체육관에 대한 대대적인 시설 개선 사업에 착수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사업의 주요 내용은 주경기장 바닥 전면 교체, 대형 전광판 설치, 가변 좌석 교체, 매점 설치 등이다.
당초 부산시는 내년 전국체전 개최를 앞두고 11억 원을 들여 노후한 경기장 바닥을 새로 교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부산 KCC의 우승을 계기로, 선수들 경기력 향상과 시민들 관람 환경 개선을 위해 추가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우선, 15억 원을 투입해 경기장 규모에 비해 작은 전광판을 최신형으로 교체한다. 기존 전광판 2개를 철거하고, 4배 이상 큰 대형 전광판을 설치해 선수들 경기 장면과 진행 상황 등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시는 예산 여유가 있을 경우 스코어 보드(점수판)도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더해 5억 원의 예산을 마련해 오래된 가변 좌석도 새롭게 교체한다. 직물 시트로 위생 문제 등이 제기돼 온 기존 가변석 1104개를 모두 교체해 쾌적한 관람 환경을 조성한다.
또 경기장 내에 매점이 설치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사직체육관은 지난 챔피언결정 3·4차전에서 12년 만에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찾는 등 KCC 홈 경기가 있는 날마다 대성황을 이뤘지만, 식음료 등을 구할 매점이 없어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해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홈 경기는 한 시즌에 27일 정도만 열리지만 매점 계약은 1년 단위여서 농구단 측에서 매점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KCC와 협약서 내용을 다소 수정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매점 운영이 가능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설 개선 사업은 평소 농구 열혈 팬으로 알려진 박형준 부산시장이 직접 챙겨 눈길을 끈다. 박 시장은 지난 9일 오후 사직체육관을 방문해 KCC 구단 관계자와 경기장 곳곳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1만 명 관중 시대에 걸맞은 경기장 필요성을 인식한 박 시장은 시민들과 농구단의 요청사항을 적극 수용해 시설 개선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시는 사직체육관을 홈 구장으로 사용하는 부산 KCC 이지스, 부산 BNK 썸 농구단과 조만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다음 시즌 개막 전인 내년 9월 말까지 시설 개선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박형준 시장은 “KCC 이지스 농구단이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첫해에 우승을 하면서, 시민들에게 자긍심 안겨주고 지역 스포츠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다음 시즌 개막 전까지 새롭게 단장한 홈 경기장에서 부산 KCC 선수들이 더 높이 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시와 KCC 농구단은 지난 15일 오후 2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허웅·정창영·라건아·최준용·송교창·이승현 등 주축 선수들과 전창진 감독, 이상민 코치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팬 페스타’를 열고, 3300여 명의 시민들과 유쾌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어 오후 6시 롯데호텔부산에서 박형준 시장과 KCC 선수·지도자 등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우승 기념 연회(리셉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KCC 이지스 최형길 단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또 플레이오프 MVP 허웅, 주장 정창영 선수와 KCC 유니폼을 입은 부기(부산시 마스코트) 인형, 선수단 친필사인을 담은 티셔츠 등을 주고받으며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