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뉴욕]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미국 진출 추진…여러 기업과 협상 중”
글로벌 자산운용 확대 전략
“미국에서 지분투자·사업 협력 추진”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는 “미국 등 북미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에 있으며 현재 몇몇 기업과 협상 중에 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 다운타운 호텔에서 진행된 '2024년 금융감독원・지자체・금융권 공동 뉴욕 투자설명회(IR)'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홍 대표는 연내 자산운용사 지분 취득 계획을 묻는 말에 “글로벌 자산운용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규모가 큰 미국 시장에서 더 적절한 지분투자 기회나 사업 협력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었다”며 현재 몇몇 물건을 협상 중에 있는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고 답했다.
홍 대표는 또 “자산운용은 삼성생명 미래 수익에 있어 비중이 높은 핵심 사업”이라며 “해외 부동산·인프라 등의 비중을 현재 5%에서 향후 26%까지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전략을 통해 이를 구체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이 미국 진출을 적극 타개하고 나선 것은 시장 규모가 큰 만큼 보다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국의 긴축 정책과 높은 시장 변동성으로 투자 손익이 보험사 수익성의 변수가 된 만큼 안정적인 운용과 이를 성장의 재료로 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 2023년 4월 프랑스 인프라 투자 전문 운용사 메리디엄(Meridiam SAS)의 보통주 20%를 취득한 바 있다. 메리디엄은 총 27조 원 규모의 운용 자산을 북미와 유럽 등의 다양한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삼성생명은 해당 투자로 메리디엄의 2대 주주가 됐다. 또 2021년에도 영국의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세빌스(Savills) IM 지분 25%를 취득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국내 업계 1위라는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북미 진출 추진은 홍 대표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앞서 올해 신년사에서도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자산운용을 지목한 바 있다. 이는 최근 국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대한 우려가 많은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해외 자산운용 쪽으로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해외 자산 포트폴리오의 다변화와 중장기 수익률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아직 성과가 부진한 북미, 유럽과 달리 태국 등에서는 이미 해외사업 거점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생명은 2005년 진출한 중국 합작사 '중은삼성'과 1997년 태국에서 시작한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최근 사업 안정화 단계를 넘어서 가시적 성과 창출의 단계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태국의 경우 생명보험사의 시장 집중도가 높은 편으로 단순히 상품 경쟁만으로는 시장점유율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 처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2017년 첫 흑자를 기록한 뒤 순이익을 꾸준히 늘리고는 있지만, 성장에 다소 한계가 있는 것이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한편 삼성생명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현재 약 10조 원 규모로 운용 자산 전체의 약 5% 수준이다. 지난해의 경우 해외 부동산 영역에서 약 3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다만 홍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높은 사실”이라면서도 “철저한 리스크 관점에서 보고 있고, 우량 물건에만 투자하는 만큼 큰 우려는 없다”고 부연했다.
뉴욕(미국)=김진호 기자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