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금융:뉴욕]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 “성장 정체…은행·증권사 인수 등 해외진출 추진”
일본에 비해 뒤처져…“해외진출 불가피”
“주주환원 규모 증대…수익성 개선 추진”
“보험 과잉 청구 건 심사 강화”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은 최근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해외진출 등 적극적인 인수합병(M&A)를 통해 이를 타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주환원 규모 증대를 위해 보험 청구 건에 대한 심사 강화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조 회장은 16일 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 다운타운 호텔에서 진행된 '2024년 금융감독원・지자체・금융권 공동 뉴욕 투자설명회(IR)'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조 대표는 "과거 기업·자동차보험과 같은 손보사 고유종목에 집중해야 하지만 최근 생명보험사와 차별화가 안 되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야 할 시점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한국의 성장이나 인구 구조를 보면 해외투자는 불가피한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보험사의 경우 해외진출이 100년을 넘었지만 실질적으로 전략을 바꾼 것은 20년에 불과하다"며 "한국은 일본에 비해 뒤쳐진 부분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대자동차가 적극 진출하고 있는 인도나 동남아시아를 향후 유력한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은행이나 증권사와 같은 타 업권의 금융사에 대한 적극적 M&A 의사도 밝혔다. 그는 "해외에 진출한 지 50년 가까이 됐지만 현지화가 잘 안 된 부분이 크다"며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곳에 대해 보험사가 적극적인 M&A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손보사가 과거 기업보험이나 자동차보험 같은 고유 종목에 집중하고 있지 못하는 환경을 거론하며 새로운 분야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 대표는 "기존 건강보험은 물론 기업에서 문제가 되는 사이버보안,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며 "특히 과거 인수 거절했던 고령자나 유병자 등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을 많이 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미국에 법인과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점의 경우 지난 1994년 이후 한국계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 현지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주택종합보험을 판매해 2023년 기준 약 7만여 고객을 확보한 상태다. 2023년 기준 총 1532억 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뒀다. 법인의 경우 선진 투자기법을 배우고 자산운용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편 조 부회장은 기업밸류업 프로그램 도입과 관련해 "주주환원 확대 여부에 대한 관심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주주환원의 가시성 확보와 주주환원 규모의 안정적 증대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기적인 지급여력비율 제고 및 자본변동성 완화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후순위채 발행 및 재보험 출재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제고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조 부회장은 수익성 개선을 주주환원 규모 증대의 전제 조건으로 강조했다. 그는 "손해율 지표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취약 부분으로 알려진 예실차 관련 손익 안정화를 위한 보험금 누수에 신경쓰고 있다. 비급여 주사제, 줄기세포 무릎치료 등 실손보험 과잉 청구 건에 대한 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미국)=김진호 기자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