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회 후반기 원 구성, 안성민 의장 거취가 관건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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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의장, 후반기 연임 분위기
최다선 안 의장 입장 표명에 신중
3선 박중묵·이대석 경쟁 상대 거론
국힘 의원 대부분 내홍 전망 낮아
잡음 없는 집행부 이어질지 관심

제9대 부산시의회가 내달 전반기를 마무리하고 반환점을 돈다. 9대 시의회는 잡음 없는 원 구성이 이뤄지며 ‘화합의 의회’라는 찬사를 받았다. 출범 초기마다 의장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볼썽사나운 풍경이 펼쳐졌지만, 유독 9대 때는 잡음이 적었던 까닭이다.

이는 9대 시의회가 누가 안배라도 한 듯한 의원들의 선수가 절묘하게 구성된 덕분이다. 안 의장이 유일한 4선 최다선 의원으로 자연스럽게 의장으로 합의 추대됐고, 2명의 3선 의원인 박중묵 의원과 이대석 의원이 제1, 제2 부의장 자리를 나눠 가졌다. 7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도 재선 의원 7명에게 고르게 돌아갔다.

화합 속에 전반기를 마무리한 9대 시의회는 오는 7월 322회 임시회에서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할 예정이다. 지역 정치권의 관심은 후반기에도 전반기만큼 잡음 없는 원 구성이 이뤄질지에 쏠리고 있다.

전반기 의장직을 수행한 안 의장의 후반기 의장 도전은 ‘상수’라는 평가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할 단계가 아니다”며 함구 중이다. 그러나 안 의장은 초선 그룹을 중심으로 지지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이달 중 연임에 대한 의중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의회는 출범 초기 대부분 전반기 의장이 후반기까지 연임을 했다. 1대와 3대 시의회에서는 모두 전후반 연임이 이뤄졌고, 한 대 건너가며 연임을 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대다수였던 8대에 와서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전반기와 후반기 모두 의장 자리를 놓고 초선까지 가세하며 격렬한 경쟁이 벌어졌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의장직 연임을 바라보는 의회 내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안 의장이 연임에 대한 거취 표명에 신중을 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 의장의 경쟁 상대로는 박중묵·이대석 부의장, 안재권 의원 등이 거론된다. 박 부의장은 재선 그룹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확보했고, 이 부의장도 스킨십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특히 경쟁 상대인 박 부의장은 “안 의장의 거취 표명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예단이 어렵다.

이 같은 분위기는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초선과 재선 그룹이 입장 차를 보이는 까닭이다. 초선 그룹에서는 초선들의 배려로 재선 의원들이 수월하게 전반기 위원장직을 맡았으니 후반기에는 나눠서 맡자고 주장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전반기를 거치며 상임위원장마다 의원들의 평가가 이뤄졌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가 떨어지는 위원장직에는 초선을 채워야 한다”면서 “안 의장의 연임으로 이 같은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반면, 재선 그룹에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위원장 자리를 나눠줘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누가 자리를 내려놓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모든 위원장의 선수가 동일해 어느 한쪽에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기도 어렵다. 일단 재선 그룹에서는 해법이 나오지 않는 한 당분간 단일대오를 유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의원은 “누구는 위원장직을 내놓고 누구는 유지하고 결론을 내릴 수도 없는 게 현 상황”이라면서 “일단은 안 의장의 거취 표명 전까지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고, 안 의장의 거취나 내놓는 원 구성 계획에 따라 후반기 의장 선출 구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초선과 재선 그룹 모두 8대 시의회 당시와 같은 내홍이 벌어질 가능성은 극히 낮게 보고 있다. 일단 의원 47명 중 국민의힘 소속이 43명으로 압도적이다. 사실상 한솥밥을 먹는 식구인 셈이다. 국민의힘이 22대 총선에서 참패를 한 것도 후보군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한다. 시의회 내에서도 불필요한 경쟁 구도는 만들지 말자는 데 공감대가 고루 형성되어 있다. 당장 지방선거가 2년 뒤에 있을 예정이고, 국민의힘 중앙당과 부산시당 등도 외부 시선을 의식해 불필요한 정쟁을 극구 만류하고 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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