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제3국 원전 진출부터 청정수소 생산까지 협력 확대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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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 신뢰 바탕으로 후속 원전 건설·SMR 등 협력 모색
정부간 청정수소 공급망…국내 조선사, LNG 선박 수주 가능성 높여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UAE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가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등 전통적인 에너지안보 협력에서 한 걸음 나아가 미래 자원인 청정수소 생산과 제3국 원전 시장 진출에도 손을 맞잡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29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산업, 통상, 에너지 분야에서 전방위적이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이날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에 정식 서명한 데 이어 '탄소 포집·저장(CCS)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UAE원자력공사(ENEC) 및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제3국 원전 공동진출 협력 등에 관한 총 6건의 기업 간 MOU도 체결됐다.

UAE는 한국과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유일한 중동국이다. 특히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출을 계기로 원전 분야에서 양국 간 신뢰는 탄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아크부대원, 어린이환영단 등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UAE 대통령 국빈 방한 공식 환영식에서 아크부대원, 어린이환영단 등 참석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번 UAE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서도 양국은 원전 후속 호기 건설을 포함해 원자력 연료 공급망, 소형모듈원전(SMR) 등에서 지속적인 협력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이날 UAE 타니 빈 아흐메드 알 제유디 UAE 대외무역특임장관과 CEPA에 정식 서명한 데 이어 술탄 알 자베르 UAE 산업첨단기술부 장관과 CCS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CCS 협력 MOU는 양국이 청정수소 공급망을 구축하고 탄소 감축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국이 UAE로부터 LNG를 수입해 화학적 변형 작업을 거쳐 수소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탄소를 포집하면 청정수소의 일종인 블루수소가 생긴다. 이때 포집 탄소를 다시 UAE로 수송해 가스전에 가두는 방식이다.

양국은 청정수소 생산 인프라와 CCS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으로, 정부 부처 간 이산화탄소의 국경 간 이동을 염두에 두고 이번 CCS 협력 MOU를 맺었다.

산업부는 "CCS 협력에 관한 첫 번째 국가 간 양해각서"라며 "향후 국내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의 해외 저장소를 확보하고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은 아랍에미리트(UAE) 정상 방한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등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29일 UAEE원자력공사(ENEC)와 ‘제3국 원전 공동개발 기회 발굴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오른쪽 김동철 한전 사장). 한전 제공 한국전력은 아랍에미리트(UAE) 정상 방한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등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29일 UAEE원자력공사(ENEC)와 ‘제3국 원전 공동개발 기회 발굴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오른쪽 김동철 한전 사장). 한전 제공

■한전·UAE원자력공사, 제3국 원전 공동진출…청정수소 공동 개발

중동 지역의 원전 수출을 담당하는 한국전력은 UAE원자력공사(ENEC)와 함께 '공동작업반'을 구성, 제3국 원전 시장 진출을 모색한다. 공동작업반을 통해 신흥시장을 연구하고 사업 제안까지 도출해 세계 원전 시장에서의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수주 기회를 늘리는 데 힘을 합칠 방침이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는 UAE 측의 원전 추가 수주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과거 바라카 원전 수주 경험을 발판으로 원전 후속 호기 건설 등 추가 '잭폿'을 터뜨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한국석유공사와 삼성E&A, GS에너지 컨소시엄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청정수소 생산 및 도입·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합의서'에 사인했다. 합의서는 UAE 루와이스 지역의 블루암모니아 사업(harvest 2.0)을 구체화한 것이다.

UAE 현지의 블루 암모니아 생산·도입과 국내 유통 인프라 투자, CCS 운송 등을 포함한 수소의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에 대해 함께 개발·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UAE) 협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배석해 삼성중공업 최성안 부회장과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 겸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의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UAE) 협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배석해 삼성중공업 최성안 부회장과 술탄 아흐메드 알 자베르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 최고경영자(CEO) 겸 산업첨단기술부 장관의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 서명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국내 조선사, 15억달러 규모 LNG 선박 수주 기대감↑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각각 'LNG 운반선 건조의향서'를 체결했다.

만약 최종 계약까지 성사된다면 약 15억 달러 규모의 LNG선 6척을 국내 조선사가 수주하게 된다.

공동원유 비축 규모도 확대한다. 한국석유공사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는 현재 400만 배럴인 원유비축사업의 규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양 기업은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방문 당시 공동원유비축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계약에 따라 한국석유공사의 유휴 저장시설에 아부다비석유공사가 원유를 저장해 국내외에 판매하되, 국내 원유 수급이 비상 상황에 처할 경우 한국이 계약한 물량 전량에 대해 우선 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UAE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는 현재 계약된 물량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양 기업은 이 밖에도 석유 탐사·개발 등과 관련한 협의도 지속하기로 했다.

효성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함께 베트남 내 화학공장을 기반으로 석유화학 제품 및 액화석유가스(LPG) 부문의 아시아 지역 사업에서 공동투자 기회를 찾기로 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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