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영일만 석유’에 정치권 등 반응 엇갈려
민주당 “지나치게 섣부른 발표 아니냐…지지율 반전 위한 메시지 가능성”
전문가들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단계…중요한 것은 경제성 여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직접 발표한 ‘동해 영일만 유전’과 관련, 야당이 “섣부른 발표”라는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여당에선 야당의 비판에 대해 “과도하다”고 맞섰다. 전문가들은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단계”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윤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 반등’을 위한 정치적 전략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4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지나치게 섣부른 발표 아니냐”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 이것을 반전하기 위해서 이런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닐까라는 측면에서는 이해도 되지만 그것을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태준 원내부대표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브리핑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급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고자 하는 정치쇼 아닌가”라며 “과거 박정희 대통령도 동해 유전을 발표했지만, 1년 만에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야말로 희망 고문이었다”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채굴 경제성이 있다면 너무도 좋은 일이지만 강한 의문이 든다”며 “특검과 탄핵이 두려워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한 꼼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향해 “과도한 비판”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시추 탐사를 하려면 (비용을)내년 예산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에게 일단 알려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기도하는 마음으로 시추 탐사를 결과를 기대한다면 다 같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면 전환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노력하고 있고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지금 대통령이 뭘 해도 국면 전환용이라고 비판할 것”이라며 “과정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석유 발견 가능성에 대해 매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최종근 서울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지금 정확히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단계”라면서 “아직 확인된 게 아니기 때문에 (삼성전자 시가총액과)숫자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심해 시추는 시추비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정부가 예상한)1000억 원 정도는 작은 액수”라며 “실제로는 (비용이)그것보다 조금 더 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