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국가채무비율 축소·왜곡 전혀 없었다” 감사원 감사결과 반박
감사원 “홍남기, 2060년 국가채무 비율
세자릿수 아닌 두자릿수 만들라고 지시”
홍남기 “축소조작,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홍남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부산일보 DB
감사원이 지난 4일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020년 7월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세자릿수로 높게 나오면 국민적 비판이 있을 것을 우려해 국가채무비율을 두자릿수로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감사결과를 내놓았다.
이에 대해 홍남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2060년 국가채무비율 수치의 축소 왜곡은 전혀 없었다”며 감사원의 감사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에서 “기재부는 2020년 7월 7일 대략적인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를 가늠해보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최소 111.6%, 최대 168.2%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후 “기재부는 2020년 7월 16일 시뮬레이션 결과, 2060년 국가채무비율이 153.0%와 129.6%로 구성된 장기재정 전망을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그런데 기재부 장관은 보고받는 자리에서 129% 비율은 국민이 불안해한다라고 하는 등 비율을 두자릿수로 낮추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또 국가채무비율을 낮추기 위해 ‘재량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에 연동한다’는 핵심전제도 ‘총지출 증가율을 경제성장률의 100%로 연동하는 것’으로 변경하도록 구체적인 방법까지 지시했다는 게 감사결과다.
이에 대해 홍 전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가채무비율 전망의 축소 조작,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사실도 아니다”라며 “2020년 발표 당시 장관으로서 재정여건, 예산편성 프로세스, 국가채무 수준, 국제적 대외관계 등을 모두 감안해 최선의 판단을 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재량지출이 반드시 경상성장률만큼 늘어나도록 전망하는 게 당연한 것은 아니며 원칙도 아니다”라며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도록 했고, 보고된 대안 중 정책적으로 판단해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홍 전 부총리는 “이 대안에 대해서도 여러 지적이 있을 수 있겠으나 재량지출 증가율을 국내총생산(GDP) 일정 비율 또는 경상성장률에 직연동해 늘어나는 것보다는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 주장대로 재량지출을 경상성장률에 연동시키면, 오히려 국가채무를 필요 이상 과잉추계하게 된다는 의미다.
그러나 감사원은 기존엔 경상성장률(성장률+물가)만큼 재량지출이 늘어난다는 전제에서 전망치를 내놨다면, 의무지출까지 아우르는 총지출을 경상성장률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국가채무비율을 153.0%에서 81.1%로 끌어내렸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