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생필품 가져가세요”… 취약 계층 위한 ‘점빵’ 확대
부산 동구민 생필품 지원 목적
희망나눔점빵 3곳→10곳 확대
‘진구네곳간’ 등 지자체 사업 확대
부산 동구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을 돕기 위한 ‘점빵’이 10곳으로 늘었다. 식료품과 생필품을 지원하면서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을 복지 안전망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다.
동구청은 지난달 말 7개 동 행정복지센터에 ‘희망나눔점빵’을 각각 1곳씩 열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달 23일 수정4동을 시작으로 28일 수정5동과 범일1동, 29일 초량1동과 초량2동, 30일 범일2동과 범일5동에 차례로 개소했다. 2017년 수정2동, 2021년 초량3동, 2023년 좌천동 등 기존 공간을 포함하면 10곳까지 확대된 셈이다. 수정 1동과 초량 6동에는 하반기에 각각 문을 열 계획이다.
점빵은 동네에 있는 작은 구멍가게를 뜻하는 ‘점방’을 경상도 사투리로 표현한 단어다. 희망나눔점빵은 기부와 후원으로 마련한 라면, 카레, 과자 등 식료품과 양말, 휴지 등 생필품을 나누기 위해 만들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거나 통장이 지원을 요청하는 주민 등에게 교환권을 나눠주고, 필요한 물품을 받아 가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희망나눔점빵은 가구당 연 2회씩, 1회당 4만 원 정도 원하는 물품을 가져갈 수 있다. 대다수가 월 1~2회 날을 정해 운영하고, 범일1동에서만 평일에 매일 문을 열고 있다. 동구청은 지난달 문을 연 점빵 7곳에서 171명에게 약 700만 원 상당 물품을 지원한 상태라고 밝혔다.
동구는 물품 지원을 차츰 확대하면서 위기 가구를 새롭게 발굴하려 한다. 생필품과 식료품 등을 마련하기 위해 기부와 후원을 늘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주민과 협력해 새로운 취약계층을 찾아내고, 필요하면 공적 복지 서비스와 연계하려 한다.
동구청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주민들이 기른 야채와 단체에서 만든 반찬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운영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 많아 물품 마련에 한계가 있다”며 “개인뿐 아니라 여러 단체에서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기부와 후원이 늘면 지원 규모를 확대하거나 상시 운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물품을 받는 주민과 상담을 통해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도 파악하려 한다”며 “다양한 정보를 안내하면서 맞춤형 복지 서비스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부와 후원을 받아 취약 계층에 환원하는 점빵 같은 곳은 다른 기초지자체도 운영하고 있다. 부산진구는 2021년부터 ‘진구네 곳간’을 운영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을 돕고 있다. 주민센터 17곳에서 나눠주던 식료품과 생필품을 올해는 생계가 어려운 주민을 찾아가 전달한다. 부산진구청은 올해 후원 목표 금액을 1억 원으로 잡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600가구를 새롭게 찾아내려 한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