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대규모 관광단지 추진에 통영 ‘반색’ 거제 ‘허탈’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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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H&R, 통영에 복합관광단지
통영 “지역 지도 바꿀 사업” 기대
한화오션 사업장 있는 거제 ‘실망’
시민들 “무능한 행정, 정치권 탓”

한화호텔앤드리조트(주)가 추진하는 복합해양관광단지 조감도. 통영시 제공 한화호텔앤드리조트(주)가 추진하는 복합해양관광단지 조감도. 통영시 제공

한화그룹이 경남 통영에 축구장 600개 면적과 맞먹는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에 나서기로 하자 거제지역 민심이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한화오션 출범을 계기로 지역에 대한 굵직한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했는데, 정작 실익은 통영이 챙긴 꼴이 됐기 때문이다. 한편에선 헛물만 켠 거제시와 지역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도 나온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주)는 지난 11일 경남도청에서 통영시 도산면 일대 대규모 복합해양관광단지 조성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

통영시는 이번 협약으로 남해안 관광 중심지로 도약할 발판이 마련됐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천영기 통영시장은 “지역의 미래 지도를 바꿀 프로젝트”라고 평가하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지역 발전에 기여하도록 필요한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한껏 고무된 통영과 달리 거제에선 못내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생상발전을 약속했던 한화그룹이 실제 지역에 도움이 되는 투자는 엉뚱한 곳에 한다는 불만이 상당하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2008년에는 삼성중공업이 통영 도남관광단지 개발에 참여한다고 발표해 실망을 안기더니 이번엔 한화오션이다. 난데없이 뒤통수 맞은 거제시민이 배신감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거제시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시는 그동안 한화오션 출범이 침체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룹 차원의 과감한 지원 약속도 있었던 터라 첫 단추로 ‘기업혁신파크 선도사업’ 참여를 적극 독려했다. 기업혁신파크는 산업과 관광, 주거와 교육 등 자족 기능이 복합된 혁신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 공모에서 거제시가 선정됐지만, 프로젝트를 주도할 마땅한 앵커기업이 없어 지지부진이다. 시는 한화에 앵커 역할을 제안했지만 한화는 이를 외면한 채 통영과 손을 잡았다. 시 관계자는 “우리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무기력한 행정과 정치권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지역 경제단체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제 밥그릇조차 지키지 못한 꼴이 됐다”면서 “넋두리만 늘어놓을 게 아니라 우리도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도산면 법송리와 수월리 일원에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한다. 총 면적 446만㎡, 국제경기가 가능한 축구장 600개를 합친 크기로 계획대로라면 경남 최대 위락시설이 된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이곳에 2037년까지 △친환경 지역상생지구 △문화예술지구 △신산업 업무지구로 구성된 관광단지를 건설한다. 지역상생지구는 통영을 대표하는 굴과 바다를 경험하는 로컬리티 해양체험테마파크로 밑그림을 그렸다. 문화예술지구에는 예술 인큐베이터 등 예술인이 모여 교류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마을 ‘블루 포트리스(Blue Fortress)’와 대중문화 특화 전문 공연장 ‘펄 아레나(Pearl Arena)’가 핵심이다. 신산업 업무지구는 업무와 힐링이 동시에 가능한 ‘기업형 워케이션’을 목표로 4400여 실 규모 호텔·콘도미니엄, 인공해변, 수중미술관, 전시관 등 문화·예술·여가를 망라한 시설을 갖춘다.

사업 대상지 일부는 수산자원보호구역 또는 자연보호지역으로 묶여 있다. 도는 ‘관광형 기회발전특구’ 신청을 준비 중이다. 지정 시 세제 감면, 규제 특례, 정주 여건 개선 등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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