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소재 넘나드는 연극, 볼거리 넘치는 6월 부산 무대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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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산…’ ‘갈림길…’ ‘신새벽…’
일제감정기부터 현대 아울러
취향별 골라보는 재미 쏠쏠

일제강점기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연극 3편이 부산 관객과 만난다. 서로 다른 시대적 상황과 그에 따른 매력을 지닌 연극을 취향에 맞춰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백산프로젝트 진심' 공연 장면. 극단 해풍 제공 '백산프로젝트 진심' 공연 장면. 극단 해풍 제공

극단 해풍은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부산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백산프로젝트 진심’ 공연을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백산프로젝트 진심은 부산 독립운동가인 백산 안희제 선생과 박재혁 의사를 소재로 한 연극이다. 1920년 부산경찰서 폭파 사건이 발생하기 전, 두 사람은 경찰서 인근 백산상회에서 만난다. 두 독립운동가가 구포 농민의 아들인 손진석을 독립운동가로 키워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다.

이번 작품은 부산경찰서장에게 폭탄을 투척한 박재혁 의사와, 상해임시정부에 독립자금을 지원하고 교육·언론운동에 앞장선 안희제 선생이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상상 속 이야기를 통해 자랑스러운 부산의 독립운동가인 안희제, 박재혁 선생을 알리고, 두 독립운동가의 독립정신을 조명한다는 게 공연의 취지다.

이번 작품은 부산문화재단의 씨어터링크사업(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북구문화예술회관에서 6년째 활동 중인 극단 해풍은 매년 3~4개의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북구의 연극문화 발전에 기여했다. 또 2022년부터는 어린이와 노인 세대를 아우르는 ‘연극공동체 온’을 만들어 매년 감동진연극제를 개최 중이다.

극단 해풍은 올해를 끝으로 북구문화예술회관 상주단체를 졸업한다. 극단 해풍 이상우 대표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연극공동체가 지역에 만들어진 건 전국을 뒤져도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문화의 불모지라 불리는 이곳에서 지난 6년간 열심히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단 해풍의 ‘백산프로젝트 진심’ 공연은 20~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티켓 가격은 3만 원으로, 인터파크 티켓 등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연극 '갈림길에 선 여자' 공연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연극 '갈림길에 선 여자' 공연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오는 22일 부산문화회관 소극장에서는 부산의 신예극단 ‘옆집우주’의 작품 ‘갈림길에 선 여자’를 만날 수 있다. 연극 ‘갈림길에 선 여자’는 세계여성공연예술축제(2022), 광주여성영화제(2022),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2023) 등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가상의 연극 ‘갈림길에 선 여자’의 공연이 시작되기 1시간 전, 무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N잡러의 현실, 예술계 성평등 문제 등 예술가로 살아가는 지역 여성 청년의 현실과 고민을 재치 있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1년 창단한 부산의 청년극단 ‘옆집우주’는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창작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단체다. ‘갈림길에 선 여자’는 오는 22일 오후 3시에 공연이 열린다. 티켓 가격은 2만 원으로 부산문화회관 홈페이지에서 예매 가능하다.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공연 장면. 극단 자갈치 제공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공연 장면. 극단 자갈치 제공

오는 27~29일 금정구 신명천지 소극장에서는 극단 자갈치의 마당극 ‘신새벽 술을 토하고 없는 길을 떠나다’ 공연이 관객을 맞는다. 1996년 처음 선보인 이 작품은 마당극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마당극 운동 50주년을 맞아 새롭게 탄생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절에서 자라게 된 초등학생 선재의 이야기를 통해 신라 고승 원효대사의 행적을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연출은 마당극 운동을 이끌어온 채희완 민족미학연구소 소장이 맡았다. 이 공연은 27~28일 오후 8시, 29일 오후 5시에 진행된다. 가격은 2만 원으로 전화 문의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공연과 관련한 문의는 각각 극단 해풍(010-2464-3312), 부산문화회관(051-607-6000), 신명천지 소극장(051-515-7314)으로 하면 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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